친절한 남미씨4. 영화 코코의 그 곳, 미츄아깐

죽음의 영혼이 깃든 곳, 미츄아깐

by 아보카도




미츄아깐. 이곳이 이렇게 유명해질 줄 몰랐다. 영화 <코코>로 멕시코의 죽음의 날이 유명해질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 2012년엔 말이다. 2018년 1월 겨울 극장에서 <코코>를 보면서 나는 미츄아깐 여행을 떠올렸다. 실제로 영화는 미츄아깐에서 내가 직접 보고 겪었던 것들을 실감 나게 표현해놓았기에 더 멕시코가 생각이 나고 그리웠다. 이번 여행도 몬떼레이 학교 측에서 이벤트성으로 교환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여행이었는데 독립기념일 여행보다 개인적으로 훨씬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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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흥이 났던 버스와 달리 이번에는 가는 내내 잤다. 혼자서 누워 자기도 하고 이리저리 뒹굴뒹굴하면서 잤다. 그렇게 화장도 못 지우고 얼굴을 씻지도 않은 채로 바로 시내로 나섰다. 시내에서 우리는 가이드를 따라서 이동했다. 가이드는 남북한 관계를 완전히 자세히 알고 있었고 그때는 정말 이 사람이 똑똑한 멕시칸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멕시칸이 아니라 프랑스인이었다. 그는 처음에 우리에게 냠냠 스타일이라고 했다. 강남스타일이 아니라 냠냠 스타일이라니 정말 웃겼다. 얼마나 강남스타일이 핫했는지 한국인이라고 하면 우리에게 모두 강남스타일을 외치곤 했었다.


한참을 걷다가 가이드는 과일 범벅 주스를 우리에게 건네주었다. 21페소였고 우리는 하나를 사서 나눠 먹었다. 정말 맛있게 잘 먹은 다음 이곳저곳 막 돌아다니며 엽사를 찍다가 밥을 먹으러 갔다. 아이들은 엔칠라다스를 먹었고 나는 따말을 먹었다. 버스를 타고 handcraft들이 파는 곳으로 향했다. 해골 등 다양한 물건들이 있었지만 사지 않았던 이유는 그 무언가가 죽음을 불러올 것 같은 괴상한 느낌을 받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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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날 행사 피크는 낮이 아니라 밤이었다. 밤늦게 우리는 섬으로 향했다. 섬 근처에 다다라서 내려서 데낄라를 섞은 따뜻한 차를 마셨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배를 타고 그곳에 다다랐고 사람들이 어떻게 죽음의 날을 기리고 있는지, 죽음의 영혼들과 대화하는지 보았다. 경이로웠고 아름다웠다. 죽음이 이렇게 아름답고 예쁠 수 있다니, 하며 감탄사를 연발할 수밖에 없었다. 무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보도하는 방송국 사람도 보고 콜롬비아에서 온 다니는 어딜 가나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으며 중계보도를 했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사장인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아나운서였다. 우리나라는 졸업을 해야 직업을 가지는 시스템이지만 콜롬비아는 조금 다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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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일 때와 마찬가지로 멕시코에서는 죽음의 날을 우울하게 보내지 않는다. 주스와 타코를 파는 아저씨도 있고, 플리마켓처럼 히피 패션 아이템을 곳곳에서 파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저씨는 뜨거운 타코들을 슉슉 잘 옮겼고 난 행여나 손이 다치면 어떡하나 걱정까지 했지만 아저씨는 허허 웃었고 땀은 흐르고 있었다. 100페소짜리 목도리를 득템 했고 한국에 와서도 잘 착용하고 있다.



이번 여행은 과나후아토처럼 최고다 라는 감탄사를 내뱉지는 않았지만 푸에블라에서의 아늑함과 산루이스포토시의 편안함을 느꼈던 여행이었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죽음의 영혼을 느꼈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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