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남미씨. 프리다 칼로의 숨결이 깃든 코요아깐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by 아보카도

나는 멋있는 사람이 좋다. 동성이든 이성이든 멋있는 사람에게는 그 사람만의 포스가 있다. 단순히 기가 센 사람이 아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는, 자신만의 아우라가 있는 사람. 내게 프리다 칼로는 그런 존재였다. 영화 <프리다>를 통해서 프리다 칼로를 알고 있었던 나는 멕시코 시티에서 프리다 칼로 뮤지엄 두 군데를 갔다. 다행히 꽤 오랜 시간 동안 머물렀던 친구네가 코요아깐과 가까이 있었기에 프리다 칼로 뮤지엄에 쉽게 갈 수 있었다. 한 곳은 혼자 갔고, 한 곳은 같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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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일하고 있을 때 혼자 갔던 트로츠키 박물관과 프리다 칼로의 집은 둘 다 분위기가 독특했다. 특히, 트로츠키 박물관은 스산한 느낌마저 들어서 자꾸만 뒤를 돌아봤다. 트로츠키는 러시아 혁명의 주역으로 멕시코로 망명한 인물로, 프리다 칼로와 썸씽이 있었다. 프리다 칼로도 남편 디에고 리베라 못지않게 염문설이 있었지만 생전에 제일 사랑했던 사람은 바람둥이 남편 디에고 리베라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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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게도 내가 프리다 칼로 집을 방문했을 당시, 프리다 칼로 그림들은 지금 해외순방 중이었고 캐나다에 있다고 했다. 프리다 칼로 그림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은 수박 정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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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A LA VIDA 인생이여, 영원하라. 인생은 유한하지만 역설적으로 영원하라고 표현한 게 간단한데 너무 와 닿았달까. 아포리즘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프리다 칼로의 수박 속에 새겨진 저 문장과 안톤 체호프의 '인간은 스스로 믿는 대로 된다.'는 문장을 유독 좋아한다. 어쨌든 보고 싶었던 정물화를 보지 못한 건 슬펐지만 프리다 칼로 생가를 둘러보면서 프리다 칼로 그림에서 느껴지는 독특함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디에고 리베라는 프리다 칼로의 그림에서 두꺼비로 종종 등장하고, 프리다는 자기 자신을 비둘기로 표현했다. 나는 프리다 칼로 수박 정물화만큼이나 자화상을 좋아하는데 너무 좋아해서 에코백을 여러 개 사 왔다. 심지어 태국 여행 갔을 때도, 프리다 칼로 새겨진 에코백이 좋아서 또 샀다. 프리다 칼로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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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슬픔을 익사시키려 했는데 이 나쁜 녀석들이 수영하는 법을 배웠지. 그리고 지금은 이 괜찮은 좋은 느낌에 압도당했어."


2015년, 한국의 소마미술관에서 프리다 칼로 전시회 할 때, 봤던 문구였는데 너무나 좋아서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슬픔이 수영하는 법을 배웠다는 표현 자체도 신박하지만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슬픔이를 부정적인 감정으로 여기지 말라는 메시지와 일맥상통하는 것 아닌가. 나는 슬픔이라는 감정이 '우울증'이라는 단어에 가려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때로 인간이 살아가면서 슬플 때가 필요하고, 그 슬픔을 방치하기보다는 그 슬픔 자체를 바라볼 수 있어야 자신을 완전히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리다 칼로가 대단한 이유는 슬픔을 직면해서 그 슬픔을 예술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프리다 칼로 리스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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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프리다 칼로 생가보다 더 좋은 곳이 있다며 다른 프리다 칼로를 후원하던 사람이 프리다 칼로의 모든 것을 전시해 둔 곳이 있다고 해서 간 프리다 칼로 박물관에서 본 강아지도 정말 좋았다. 대저택이라 그런지 서촌의 박노수 미술가 생가 느낌과 유사했다. 정원에 있던 공작들과 회색빛 강아지들이 정말 예뻐서 자꾸 쓰담쓰담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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