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갈등의 종류

나와 나, 타인, 세계와의 싸움 그리고 그 원인과 유형

by 이다유

이야기란 결국 갈등의 연속이다.

하지만 갈등은 단순히 “누군가와 싸운다”는 말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다.

어떤 갈등은 인물 내부에서 피어오르고, 어떤 갈등은 타인과의 부딪힘으로 터지며,

또 어떤 갈등은 세상 전체와 맞서는 싸움으로 번져간다.


오늘은 갈등의 종류를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 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 갈등이 왜 일어나는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려 한다.



나 vs 나 (내적 갈등)


가장 작은 전쟁터이자, 가장 거대한 전쟁터.

그것이 인간 내면이다.


내적 갈등은 같은 사람 안에 공존하는 두 개의 상충된 마음에서 시작된다.

• “사랑하고 싶지만, 또 상처받고 싶지 않다.”

• “옳은 선택을 하고 싶지만, 그것이 나를 너무 고통스럽게 만든다.”

• “포기하고 싶지만, 그래도 희망을 놓을 수 없다.”


내적 갈등은 표면적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야기의 뿌리를 가장 깊이 흔드는 힘이기도 하다.

이것이 없으면 인물은 ‘평면적’이 되고 만다.


내적 갈등의 구체적 유형

• 정체성의 갈등: 나는 누구인가?

• 도덕적 갈등: 옳음을 택할 것인가, 안위를 택할 것인가?

• 감정의 갈등: 사랑과 증오 사이에서 흔들리는 마음



나 vs 타인 (대인 갈등)


이야기 속 인물들은 결코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순간, 그 관계 안에는 충돌의 씨앗이 생긴다.


대인 갈등은 흔히 욕망과 가치관의 충돌에서 출발한다.

• “나는 이 사랑을 지키고 싶은데, 그는 떠나고 싶어 한다.”

• “나는 정의를 위해 싸우려 하지만, 동료는 현실을 택한다.”

• “나는 가족을 보호하고 싶은데, 가족은 나를 믿지 않는다.”


이 갈등은 이야기의 사건적 리듬을 만들어내며,

인물 간의 대사, 행동, 침묵 하나하나에 긴장감을 심어놓는다.


대인 갈등의 구체적 유형

• 관계적 갈등: 사랑, 우정, 가족

• 권력 갈등: 위계, 지배와 복종

• 윤리적 갈등: 상대방의 잘못을 용서할 수 있는가?



나 vs 세계 (구조·사회·운명과의 갈등)


때로 인물의 싸움은 더 큰 세계와의 싸움으로 확대된다.

• 사회적 규범과의 갈등

• 법과 제도, 시스템과의 충돌

• 거스를 수 없는 운명과의 대결

• 세상의 무심함, 혹은 불합리함에 대한 저항


이 갈등은 이야기의 스케일을 키우고,

독자에게 “이 인물은 이 세계 안에서 어디에 서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세계와의 갈등의 구체적 유형

• 이념·가치 갈등: 나는 이 세계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 생존의 갈등: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희생해야 하는가?

• 운명적 갈등: 정해진 길을 거부할 것인가, 받아들일 것인가?



갈등의 근본 원인: 가치관과 삶의 다름


갈등이 발생하는 가장 깊은 뿌리는 단 하나다.

사람마다 세상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믿고, 다르게 느끼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인생은 결국 혼자”라고 믿고,

어떤 사람은 “함께해야 한다”고 믿는다.

어떤 사람은 “세상은 공정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은 “세상은 강자에게만 유리하다”고 여긴다.


이런 가치관의 차이와

각자가 살아온 삶의 배경 차이가

갈등의 불씨가 된다.

• 성장 환경의 차이

• 과거의 상처

• 경험의 유무

• 문화적 배경


“왜 저 인물은 저렇게밖에 생각하지 못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곧 갈등의 설득력이 된다.



갈등을 구체화하는 질문


갈등을 단순히 ‘싸움’으로 끝내지 않으려면, 작가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 이 인물은 지금 누구와 싸우고 있는가?

→ 자기 자신인가, 타인인가, 혹은 세계 자체인가?

• 싸움의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 욕망인가, 두려움인가, 신념인가?

• 상대와 인물 사이에는 어떤 가치관의 차이가 존재하는가?

• 이 갈등은 이야기 속에서 점점 어떻게 커질 것인가?

• 갈등의 끝에서 인물은 무엇을 잃거나 얻을 것인가?



마무리하며


이야기의 갈등은 폭발하는 순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뿌리에는 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극, 혹은 사람 안의 모순이 있다.

그리고 그 간극은 각자의 가치관과 살아온 길에서 비롯된다.


갈등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나누어본 오늘의 글이,

당신이 쓰고 있는 이야기 속 인물들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단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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