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크눌프 32

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를 읽고

by 초록 라디오

2. 소설 [크눌프] (26)


2) 크눌프에 대한 나의 기억 (15)


④ 잊힘의 두려움 (2)

말에 대한 두려움, 지식의 두려움, 관계의 두려움에 이어 잊힘의 두려움이 그를 덮칩니다.

이름이 잊히는 고통을 감수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름은 그의 존재에 버금갑니다.

그가 버틸 수 있었던 건 사람들이 이름을 불러준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얼굴보다 믿음직했고, 말이나 지식 보다 신뢰받았습니다.

크눌프는 관계가 흔들리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남이 건드리지 않는 한 관계가 유지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관계의 균열이 내부에서 시작된 건 아쉬울 따름입니다.

‘나’와 크눌프의 대화가 관계의 불안함을 키웠습니다.

갈등과 두려움에 대화를 지속할 수 없었습니다.

잊힌다는 생각이 크눌프의 머리에 가득했습니다.

관계를 잃고 싶지 않았습니다.

관계는 어릴 적부터 이때까지 크눌프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름을 남기고 싶어 했고 자격을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전성기를 마치면 내려오기 마련이지만 크눌프는 그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아등바등 애를 썼습니다.

‘나’로 크눌프가 힘을 놓습니다.

잊힘이 크눌프의 일상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