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크눌프 35

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를 읽고

by 초록 라디오

2. 소설 [크눌프] (29)


2) 크눌프에 대한 나의 기억 (18)


④ 잊힘의 두려움 (5)

어느덧 ‘나’가 사람들의 대변자 역할을 합니다.

대변자에 크눌프가 어려움을 보입니다.

크눌프의 변명 아닌 변명이 먹히지 않습니다.

양치기 소년이 된 듯 크눌프가 말을 잇지만, 반응이 찹니다.

마지막 가면이 떨어지고 크눌프는 울상이 됩니다.

‘나’는 여태 같은 자세입니다.

‘나’의 눈은 크눌프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크눌프가 ‘나’의 눈을 피합니다.

‘나’는 술로 크눌프를 달랩니다.

다음날 ‘나’가 일어났을 때 크눌프는 이미 떠난 뒤이었습니다.

크눌프가 ‘나’를 떠나버린 것입니다.

‘나’가 알기로 크눌프는 빈털터리입니다.

가진 게 없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전날 크눌프는 가진 모든 걸 내려놓았습니다.

얼굴을 가리던 가면마저 모두 벗었습니다.

이로써 크눌프는 사라진 존재가 되었습니다.

현실에서 크눌프는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어디로 갔는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얼굴을 하던 사람인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회피, 달아남, 도망, 후퇴, 물러섬, 뭐라 해도 상관없습니다.

그때 크눌프는 분명 그런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동정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세상의 순리라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