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를 읽고
3. 끝 (4)
귀향자가 된 나그네 크눌프, 피곤해도 뿌린 건 거두어야 하는 법입니다.
먼저 통과의례, 기나긴 여행의 출발과 동기를 밝혀야 합니다.
출발, 시작이 정립되어야 마무리를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부끄럽고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한 번은 해야 할 일이기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크눌프가 과거를 회상합니다.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습니다.
크눌프의 삶은 본인 의지이었습니다.
자유 의지로 선택한 세상살이입니다.
누구 탓할 여지가 없습니다.
크눌프는 평범한 아이이었습니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를 만나고 나서 크눌프의 삶은 바뀝니다.
그는 친구의 누이이었습니다.
크눌프는 그 누이를 사랑했습니다.
삶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세상의 중심이 가족, 부모에서 누이로 전환합니다.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 것입니다.
관심사가 달라지고 가치관이 변화합니다.
새로운 세상에 따라 맞춥니다.
크눌프는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납니다.
이성을 만나 한 인간으로 성숙합니다.
그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끝에 마침내 이루어냅니다.
그런데 사랑이 불장난으로 끝납니다.
세상 다 줘도 모자란 것 같았던 그가 등을 돌립니다.
그와 만나기 위해 거의 모든 것을 버렸던 크눌프가 닭 쫓던 개 신세가 됩니다.
그렇게 사랑이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