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크눌프 62

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를 읽고

by 초록 라디오

3. 끝 (12)

산이 조각난 그를 맞습니다.

산은 그에게 요구도 질문도 하지 않습니다.

거리를 두고 지켜볼 뿐입니다.

어머니가 감싸주자 크눌프가 마음을 엽니다.

어머니이자 신께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을 합니다.

어머니가 묵묵히 듣습니다.

신이 지그시 응시합니다.

그들 앞에서 크눌프가 하늘로 떠납니다.

크눌프가 떠나기에 앞서 신과 나누었던 대화가 귀에 익었습니다.

기시감 탓일까?

언젠가 들었던 대화 같았습니다.

신과 크눌프, 어머니와 크눌프, 비슷한 양상의 ‘나’와 크눌프, 연관이 있습니다.

신과 어머니가 큰 틀에서 하나라면 신과 ‘나’ 또한 비슷한 부류라 할 수 있습니다.

신은 크눌프에게 휴식을 주었고 ‘나’는 크눌프의 짐을 내려놓게 했습니다.

신은 크눌프의 넋두리를 받았고 ‘나’는 크눌프에게 두려움을 심어주었습니다.

신은 크눌프의 숨을 거두어들였고 ‘나’는 크눌프의 나그네 멍에를 벗겨버렸습니다.

‘나’를 만나며 크눌프는 전환점을 맞습니다.

신은 크눌프를 산으로 불러 이별의 시간을 부여합니다.

‘나’는 크눌프를 한계로 이끌어 떠날 명분을 갖게 합니다.


출처: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