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다해 Jun 30. 2020

시간의 고백

일회용 건전지가 든 낡은 원목 시계는

시간을 너무나 잘 알아서

자신의 시간이 멈출 시간도 알고있다.


시계 옆에는 2년 하고도 35일, 4시간 21분 전부터 올려져 있었던

기성품의 오르골에서 

시계가 알고 있는 하나 뿐인 멜로디가 가끔 흘러나온다.


오늘의 무대는 저녁 9시 34분.

시계는 그 불규칙한 순간의 시간을 완벽하게 재면서

387번째 고백을 한다.

“넌 내가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정원을 상상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