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 Oct 21. 2019

설렘을 절제하지 않도록,

호기심에 새로운 과일을 먹어보았다


타고난 신중한 성향과 더불어 내적 평온과 안정을 추구하고자 하는 덕에, 자연히 절제된 삶을 살게 되었다.


호기심이 적은 성격도 한몫을 하겠지만, 스스로도 궁금증이 일 때마다 자신을 자제시키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잠시 마음이 이끌리는 것이 있어도 늘 별 거 아닐 거라는 다독임을 스스로에게 되뇌곤 했다.

그것이 사물이든, 사람이든.


한 마디로 설렘을 절제하는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어김없이 평소처럼 마트 앞을 지나는데 무화과가 세일하고 있었다. 그저 지나치려다가, 나의 마음을 일렁이는 이 호기심을 놓고 싶지 않았다.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과일. 무슨 맛일까.


결국 무화과 한 상자를 품에 들고 텅 빈 집으로 돌아왔다.





먹어보니 별 건 없었지만 좋았다.

나의 사전에 새로운 과일이 추가되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뿌듯했다.


너무 어른이기보다는, 가끔은 아이처럼 새로운 것에 설레 하고

별 거 아닌 것을 별 것처럼 여길 줄 아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고.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은 아보카도를 샀다.

역시나 별 건 없었지만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거면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물건을 사고 버리는 나만의 기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