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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anitas Jun 25. 2019

vol.1 어떻게 사는가?


비가 내렸고 도시가 검게 물들었다. 나뭇가지에 매달려있던 이파리들이 떨어져 사람들의 우산에 붙었다. 나는 우산도 없이 길을 걸었다. 누군가가 내게 와서 어디까지 가세요,라고 물었다. 나는 방어적인 눈빛으로 그를 흘깃 보고 그냥 고개를 돌렸다. 그는 다시 우산 씌워드릴게요,라고 말했다. 괜찮다고 중얼거렸다. 그도 중얼거렸다. 뭐라고 하는지 잘 안 들렸다. 그는 우산 아래서 걷고 있었다. 비는 투명했다. 도시는 까맸다. 빛은 노랗게 하얗게 발하고 있었다. 나는 그 사이에서 아무것도 위에 두지 않고 걷고 있었다. 나는 비 소식을 확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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