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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anitas Jun 27. 2019

사라진 세계로 만드는


버려진 책에서는 특유의 냄새가 난다.

눅눅하고 곰팡이 서린 틈 사이로 나는 그 바랜 냄새.

종이의 사면은 누렇게 떠 있고, 유행이 지난 서체들이 그 한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헌책방, 쓰레기장에 누워 있는 이 책들은.

누군가에게 쓸모없음으로, 필요없음으로 버려진 존재들.

나는 그것들에게서 나를 마주한다.

나는 그것들에게서 타인을 곁눈질한다.

나는 그것들에게서 세상과의 조우를 겨우 시작한다.

사라진 세계로 만드는 

한여름의 판타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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