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하고 싶은 게 뭐예요?
확실히 무슨 일을 하는 건데요?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있는 건가요?
도대체 뭘 그리는 거죠?
예상치도 못한 순간에,
예상치도 못한 이가
문득 이렇게 물어올 때가 있다.
이럴 때면 퍽이나 난감하다.
그 질문에 대한 준비는 항상 해두어서 당황스럽지는 않다.
나조차 항상 그 질문에 대해 답하기 위해 살고 있으니 말이다.
전혀 매끄럽지 않고,
문맥이라는 게 자연스럽지도 않으며,
무논리와 논리가 이상하게 혼재되어 있어
결국 자신'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나의 대답.
겹겹이 쌓여있는 나의 생각.
층층이 아슬아슬하게 솟아오른 나의 신념.
나 좋을 때만 하나씩 끌어다 쓰는 상념의 파편들.
생각을 바꿔보자.
꼭 그런 이들에게 성실하게 대답할 필요는 없잖는가.
그럴 때면 그냥 이렇게 말할까 한다.
정확히 하고 싶은 건 없고,
확실히 무슨 일을 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고,
미래 따위 염두 없이 오늘만 살고요.
그냥 쓸만한 구석이 있으면 아무거나 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