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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anitas Jul 01. 2019

그냥 묻지 마세요


정확히 하고 싶은 게 뭐예요?

확실히 무슨 일을 하는 건데요?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있는 건가요?

도대체 뭘 그리는 거죠?


예상치도 못한 순간에, 

예상치도 못한 이가 

문득 이렇게 물어올 때가 있다.


이럴 때면 퍽이나 난감하다.

그 질문에 대한 준비는 항상 해두어서 당황스럽지는 않다. 

나조차 항상 그 질문에 대해 답하기 위해 살고 있으니 말이다.


전혀 매끄럽지 않고,

문맥이라는 게 자연스럽지도 않으며,

무논리와 논리가 이상하게 혼재되어 있어

결국 자신'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나의 대답.


겹겹이 쌓여있는 나의 생각.

층층이 아슬아슬하게 솟아오른 나의 신념.

나 좋을 때만 하나씩 끌어다 쓰는 상념의 파편들.


생각을 바꿔보자.

꼭 그런 이들에게 성실하게 대답할 필요는 없잖는가. 

그럴 때면 그냥 이렇게 말할까 한다. 


정확히 하고 싶은 건 없고,

확실히 무슨 일을 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고,

미래 따위 염두 없이 오늘만 살고요.

그냥 쓸만한 구석이 있으면 아무거나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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