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한국을 방문했을 때, 지인이 이야기해서 처음 들었던 드라마 제목 이름이다.
‘라이딩인생’ 한 번 봐보세요. 한국 교육의 실체예요.
학창 시절 학교-학원-집을 반복하던 시기를 겪어 왔기 때문에 굳이 새로울까 싶었다. 시간이 좀 지나고 줄거리를 찾아 짧게 드라마를 훑어봤다.
과장되고 자극적으로 만들어 놓은 드라마라는 것을 안다.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겠지. 어느 곳에서나 여러 가지 형태의 삶이 존재하니까...
그런데, 이 것을 진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굳이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한국에서의 교육이 단점만 보자면 떠나오는 것이 답인데 종종 드는 생각은 과하지만 않으면 아이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려보는 교육에는 틀림없다 생각한다.
서양문화만 접하며 살아온 사람들은 묻는다. 아시안은 왜 이렇게 교육에 혈안이야? 다른 거 잘하는 것도 많잖아?
중국, 일본, 인도는 내가 잘 모르겠으나, 한국은 일단 땅 자체가 좁은데 자원이라고 풍부한 것은 ‘인적자원’ 뿐이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음악, 스포츠, 과학, 문학에서 특출 난 사람들이 나오는 것 같다. 그게 그 사람들 자체 천재성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려고 무수한 노력들을 하게 만드는 것이 한국의 교육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말해준다.
아이를 키워보니까 그 마음은 안다. 우리 아이가 무얼 잘하는지 모르니까 뭐든 시도해 보는 마음.
적어도 음악, 체육, 예술은 하나씩 해봐야지.
동양인이니까 수학, 과학은 잘 따라가야지.
모국어 아니니까 영어 더 열심히 해야지.
그런데, 이 마음은 같으나, 실행력은 천차만별인 것이다.
음식을 고를 때에도 맵기 단계(no spicy - mild spicy - hot spicy - extra spicy)로 나누자면 캐나다는 no spicy - mild spicy 정도가 대다수인 것 같으나 한국은 맵기 정도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우리 아이 교육 단계는 mild spicy 인 것 같다.
1주일 아이의 일과를 보자면 이렇다. 주짓수 클럽(1시간, 20명 그룹, 부모 참여 안 함, 거의 놀다가 옴), 피아노 1번(45분, 개인 레슨, 숙제 거의 없음, 그야말로 음악을 접하는 정도), indoor tennis(2달 등록, 1시간, 6명 그룹), 학교 방과 후 Writing 수업(1시간, 2~3학년 그룹 수업, 사실 하교시간 1시간 늦게 데리러 가려고 보냄). 미술은 여러 번 보내봤으나, 집에서 하는 수준에 가격만 비싸서 집에서 주로 하는 편이고, 테니스, 스케이팅, 수영은 계절 별로 커뮤니티 센터에서 하는 저렴한 수업에 광클릭에 성공하면 보내고 있다. 그 외, 야구, 축구, 농구에는 아직 흥미가 없는 아이라 학교 끝나고 아이들과 놀 때 1시간 정도 놀이로 한다.
여기에서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은 주짓수 클럽 하나이다. 그리고 집에 와서 당해 학년 문제집 한 페이지씩 하기. 이 정도인데 문제는 모든 것이 엄마가 지도하지 않으면, 한 페이지도 풀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모든 기관은 직접 라이드 해서 데려다주고 데리러 가야 하며, 딱히 out-put 이 없다는 것이다.
이 짤막한 영상들을 보고 나서는 나야말로 ‘라이딩 인생’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캐나다에서는 만 12세 이하의 아이들은 보호자가 항상 옆에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내가 할 수 없으면, 가족이나 보모 또는 12세 이상의 청소년이 아이와 함께 해야 한다. 그게 법이기 때문에 언제나 아이 혼자 어디를 보낼 수가 없다. 나처럼 ‘full time mom'은 언제나 그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 있는 시간 외에는 아이와 떨어질 수 없다. 그래서 많은 경우가 아이의 교육이나 학습의 이유로 보내는 경우가 100%는 아니다. 아이를 어느 기관에든 뭐든 배우라고 보내는 이유도 있지만,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기 힘드니, 1주일에 30분-1시간이라도 법적으로 맡겨도 가능한 기관에 보내서 그 시간만큼은 숨통을 틔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hot spicy 정도 교육을 하는 사람들은 영어, 수학, 과학을 그룹을 짜서 개인 과외하며 선생님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일 것이다. 우리 아이도 학교 친구들과 비교해 보면 꽤 많이 하는 수준인데 많은 친구들이 축구, 농구, 야구를 하며 우리가 ‘학습’이라고 할만한 영어, 수학은 대부분 구몬학습지를 하는데, 30분간 구몬학원에서 앉아 각각 문제를 풀다가 제출하고 오는 기관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캐나다 전체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가끔가다가 친정 엄마께서 해주시는 이야기에 한국 아이들과 비교를 하면, 너무 놀기만 하나? 싶어 고학년에 다니는 아이 엄마들에게 자문을 구하면, 어차피 9학년부터가 진짜니까 그때까지는 마냥 노는 게 좋다고 한다. 물론 수학은 엄마가 좀 시켜줘야 한다는 결론은 있지만 말이다.
캐나다는 10, 11학년(고1, 고2) 성적으로 대학을 가니까, 그전에 어차피 달려봤자 그때 포기하면 낭패란다.
그러면 캐나다 아이는 3시에 학교 끝나면 도대체 무얼 하는가?
정답! 학교 놀이터에서 1~2시간씩 놀다가 온다. 그러면 부모들은 그 시간에 무얼 하는가? 학교 엄마들과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낸다. 왜냐면, 집에 가봐야 심심하고 놀자고 할 테니까,,
누군가는 내게 아이에게 있을 재능을 너무 발견하지 못하고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한다.
하지만, 나는 아이가 마냥 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집에서 1페이지씩 문제를 풀며, 스스로 할 일을 해네는 성취감을 느끼길 바라고, 여러 가지 스포츠를 해보며 4계절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찾았으면 좋겠고, 악보를 보며 음악이 얼마나 위대한지 깨달았으면 좋겠다. 이 모든 것에서 자신이 무얼 할 때 행복할지 스스로가 미래를 결정했으면 좋겠다.
1차 선생님 개인 면담이 끝난 시점에 더욱 이 마음이 확고하다. 국어(영어), 수학, 과학이 어느 레벨이고 뭘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말은 전혀 없다.
선생님의 목표는 아이가 주변을 살피며 누가 누구에게 집중하고 있는지, 내가 끼어들 차례는 언제인지, 아이들과 사회생활은 어떤지, 학교에서 주로 무엇을 표현하는지 이야기해 주신다.
아이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밑거름이 된다. 누가 먼저 구구단을 외우고, 미적분을 먼저 시작하는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먼저 깨닫고 그를 위한 뒷받침이 미적분이라면 기꺼이 노력하게 만드는 그 마음을 만들어 주는 게 부모라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 아이가 마냥 행복하기만 하고 아무 계획이 없으면, 부모로서 속은 터지겠지만, 그 또한 어떠하리. 건강하고 행복한 어른으로 자라게 하면 그 후에는 뭐든지 하겠지 싶다.
나는 오늘 있을 ‘Cross Country‘를 앞두고 운전하러 가기 전에 이 글을 쓰고 있다.
밴쿠버 초등학교에서 신청한 친구들이 전부 모여서 호숫가 달리기를 하는 연례행사인데 올해는 우리 아이도 처음 참여해서 여기저기로 라이드 하느라 운전할 일이 더 늘었다. 그동안 아침 8시에 학교 3~4바퀴씩 도는 트레이닝도 했고, 중간중간 동네 큰 공원에서 모여 연습도 했다. 오늘은 결승이라고 할 만한 마지막 달리기인데, 대회라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11시 반에 학교에 데리러 가서 엄마가 직접 라이드를 해서 호수로 데려가야 한다. 이런 나의 라이드 인생이 내게도 소중하며, 아이와 함께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라이드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도전하는 아이를 멋지다고 응원해 주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