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의 일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니쉬 Nov 02. 2020

멈추고서 깨달은 것들 5

크리스쳔 사업가의 마인드



목차


삶에서의 깨달음

- 하나님의 타이밍

- 안식

- 다양한 시각의 중요성 (feat. 의사 파업 사태)


커리어 관련 깨달음

- 회사생활의 가치

- 크리스쳔 사업가의 마인드

- 연봉협상 과정




나는 대학 졸업 후 한 프로그래밍 교육 기관에서 2년간 공부한 뒤 개발자가 되었다. 이 프로그래밍 교육기관에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 중엔 입학하는 첫날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의 룸메이트였던 E 언니가 있다. 언니는 그 교육 기관을 입학하며 했던 나의 기도의 응답이기도 하다. 나는 교육 기관에서 함께 신앙생활 할 수 있는 동역자를 구했는데, 언니가 바로 신실한 크리스쳔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만난 첫날부터 서로의 삶과 신앙 여정을 나누며 급속도로 친해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줄곧 가까운 곳에서 살며 자주 만나기도 하고, 또 함께 개발자로 일하기 때문에 비슷한 고민을 나누면서, 7년째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언니는 몇가지 사업을 진행하였는데, 가까이에서 그 과정을 지켜보고 또 언니의 생각을 직접 들으며, 언니가 크리스쳔으로서 어떤 마인드로 사업을 하는 지 배울 수 있었다. 모든 크리스쳔 사업가가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내겐 언니의 깨달음들이 큰 감동을 주었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사업을 하게 된다면 이 배움을 바탕으로 진행하고 싶다. 그래서 오늘은 언니로부터 배운 크리스쳔 사업가의 마음가짐을 정리해두려 한다. 


하나님이 하고자 하시는 일이라면, 일은 무척 순조롭게 진행되곤 한다.

언니가 진행한 사업 중 한가지는 건강과 관련한 사업이었는데, 이건 언니가 처음부터 사업을 하려고 생각한 아이템이 아니었다. 언니는 그저 주변 사람들이 더 건강해지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느끼고, 소셜 미디어에 자신이 알고 있는 관련 지식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포스팅이 계기가 되어 한 지인이 언니와 이 주제를 가지고 사업을 하자고 제안하게 되었고, 그분의 실행력과 언니의 지식 및 기술이 합쳐져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되었다.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언니의 사업은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필요한 사람을 만나고, 필요한 사건이 발생하고, 필요한 조언을 듣는 등 참 알맞은 순서대로 진행되었다. 또한, 이 사업을 통해 언니의 학창시절 경험과 갈망, 그리고 이전 회사와 현재 회사에서 배운 기술이 알알이 꿰어졌다. 언니의 개인적인 이야기라 이곳에 구체적으로 쓰진 못하지만, 가까이에서 모든 과정을 본 나에게는, 하나님만으로 설명되는 진행이었다! 물론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이라고 해서 갈등이나 문제가 없는 게 아니었다. 그러나 그러한 어려움도 적절한 타이밍에 만나 배워야 할 것을 배우고 지나가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았다. 


이를 보며, 나도 앞으로 사업을 하게 된다면, 아니 꼭 사업이 아니더라도 나의 인생이, 모든 발걸음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설명되는 사업과 삶이 되기를 더 크게 갈망하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선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매일 매일 귀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뭔가 중요해보이는 역할을 맡고 싶다는 내 욕심을 내려놓고, 하나님이 나를 위해 계획하신 귀중한 역할을 잘 발견하고 싶다. 그리고 그걸 발견했을 때,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이라면 하나님께서는 어떻게든 이뤄가심을 믿으며, 어려움에도 용기를 내어 담대할 수 있기를 구한다.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일까? 내가 앞으론 어떤 삶을 살게 될 지 기대가 된다. 


때론 멈출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언니는 의도치 않게 동시에 몇가지 사업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그 중 2 가지에 모아둔 돈도 투자하면서 이 둘을 메인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중 한 사업에서 중간에 문제가 발생했다. 공장에서 언니가 계획한 최소 주문양의 100 배를 최소 주문양으로 요구한 것이다. 공장의 요구를 맞추려면 언니는 그간 투자한 돈의 100 배를 더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언니는 시간과 물질을 투자한 것이 있기에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과, 사람들에게 이러이러한 사업을 한다고 이야기해둔 것이 마음에 걸려서, 협상을 통해 최소주문양을 맞춰보며 돈도 더 투자해야할까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차분히 다시 생각한 결과, 이러한 이유들은 언니에게 본질적인 게 아니었다. 본질적인 것은, 모든 사업엔 실패할 가능성이 있고, 이보다 더 큰 돈을 투자한다면 실패시 언니가 받게 될 심리적/재정적 타격이 언니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일 거라는 정직한 직면이었다. 결국 언니는 이 사업을 멈추기로 결심하였다. 


그동안 나는 사업을 떠올리면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 떠올리고 그에 필요한 추진력과 용기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언니의 경험을 통해, 중간에 멈추는 것도 앞으로 나가는 것에 버금가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주님 말씀하시면, 내가 나아가리다.
주님 뜻이 아니면, 내가 멈춰서리다.
- '주님 말씀하시면' 찬양의 가사 중 -

동업자와의 관계는 거의 부부 관계와 비슷하다.

공교롭게도 언니가 메인으로 진행하던 사업들은 모두 동업자가 있었다. 언니는 처음엔 이들과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니어서 그들과 반대되는 언니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랬을 때 오히려 중요한 결정을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되었고, 이에 언니는 성향상 힘들어도 언니의 생각을 다 털어놓으며 그들과 치열하게 토론하게 되었다. 그제야 언니도 상대 동업자들도 만족스럽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언니는 동업자를 온전히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말은 동업자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과 비슷할 거라는 믿음, 그래서 그가 나 없이 혼자 결정해도 같이 결정하는 것과 비슷한 결정을 할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과 동업자의 시각이나 성향, 강점 등이 많이 달라야 서로를 잘 보완해줄 수 있다고 하였다. 동업자를 온전히 신뢰한다는 건, 상대방이 혼자서 결정한 방향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그의 경험과 능력에 대한 신뢰로 그의 결정을 존중할 수 있는 걸 의미한다. 


나는 이러한 관계는 거의 부부 관계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부부 사이에서도 서로 솔직하지 않으면 작은 오해가 쌓여 큰 갈등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결혼 초기부터 서로에게 솔직하기를 훈련해야 한다. 또한, 상대방이 나를 언제나 사랑할 거라는 굳건한 신뢰가 있어야, 그의 행동이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대화를 통해 순조롭게 이해하고 지나갈 수 있다. 동업자하고는 사랑에 대한 신뢰가 아닌 능력에 대한 신뢰이지만, 부부 사이만큼이나 높은 수준의 솔직함과 신뢰가 필요하다는 점이 놀라웠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나는 동업에 대해 깊게 고려해본 적이 없어서 새롭고 놀랍게 여겨졌던 것 같다.)


이익보다 세상에 줄 수 있는 가치에 집중하자. 

언니가 내게 한 말 중 가장 놀라웠던 말은 바로 이것이다.

 

"나는 이 사업에서 경쟁자가 없다고 생각해. 투자자들이 말하는 경쟁자, 나와 비슷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내가 보기에 다 나의 협력자들이야. 왜냐면 내겐 이 사업에서 돈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이 시장이 더 커져서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야. 나는 이를 위해 우리와 다른 기업이 각자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분투해나가며 시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만약 내가 하는 것보다 다른 기업이 하는 게 더 탁월하다면 나는 여기서 그만둬도 괜찮아."


언니는 이처럼, 경쟁자는 없고 다 협력자라고 말했다. 이는 사업에서 이익보다도 사업이 세상에 주는 가치를 더 우선시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생각의 전환이었다. 위에 '때론 멈출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내용에서도 언급했듯, 언니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항상 본질에 집중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언니가 생각한 사업의 본질은 돈이 아닌 사명이었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수단으로 창업을 생각해왔던 내게 언니의 발언은 커다란 충격이었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줄 수 있는 가치에 집중해야 사람들에게 진정한 만족을 줄 수 있고, 그래야 억지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운 이익이 따라올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을 세심하게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게 아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분명 고심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 다만,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기 전,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가치를 날카롭게 만드는 게 우선되어야 하겠다.




이상이 내가 언니의 경험을 통해 배운 크리스쳔 사업가의 마음가짐이었다. 언니 덕분에 이를 배울 수 있어 참 감사했다. 그리고 한가지 더 감사한 점은, 언니의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며 투자도 받는 등 성과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내가 질투심이 하나도 없는 온전한 기쁨으로 축하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참으로 질투심이 많은 나였는데, 내가 이렇게 온전히 누군가를 축하할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언니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이는 언니가 먼저 나를 사랑해주고 나의 기쁨을 온전히 함께 기뻐해주었기에, 그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던 게 아닌가 싶다. "고마워, 사랑하는 E 언니!" 



매거진의 이전글 멈추고서 깨달은 것들 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