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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가 왜 나빠?

[작문] 제시어: 워라밸/ 소확행/ 욜로/ 내로남불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그래서 이를 경고하는 글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성경에서는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는 이야기로 창세기를 시작한다. 애초에 신이 먹지 말라고 경고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를 먹으면 신처럼 지혜로워진다는 뱀의 말에 현혹되어 욕심을 갖게 된다. 이러한 욕심이 타인을 향하면 질투가 되고, 조금 더 이기적이 되면 내로남불이 된다. 10억을 벌면 더 이상 소원이 없을 것만 같고,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면 그저 행복할 것만 같다. 하지만 해마다 나오는 뉴스들을 보면 이도 아닌 것 같다.



우리는 늘 질투를 한다. 매년 봄이 오면 밴드 버스커버스커는 수많은 사람들의 질투심을 독차지한다. 2012년 '벚꽃 엔딩'과 '여수 밤바다'로 시작한 그들의 소위 '벚꽃 연금'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매년 겨울이 되면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는 책이 있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다. 다음 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지없이 겨울마다 필독서가 된다. 2017년에는 욜로 라이프, 2018년에는 워라밸, 소확행이었다. 키워드로 예측해놓은 내년을 보면서 사람들은 위안을 갖는다. 그리고 동시에 생각한다. '저자는 얼마나 벌었을까'.



성령이나 탈무드 등에서는 '질투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웬만큼 경지에 오르지 않은 사람을 제외하고서 질투는 본능이다. 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이들의 발자취를 좇는 것도 성공한 이들의 자서전 읽는 것도 비슷한 마음이다. 그들을 따라 하고 싶고, 더 나아가 이기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니 때로는 질투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질투의 장점은 페이스메이커다. 거리가 긴 마라톤에서는 혼자 달리는 것보다는 페이스 메이커가 있는 것이 훨씬 좋다고 한다. 혼자일 때보다 지치지 않으면서 끝까지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살리에르가 지금까지 우리 입에 오르내린 이유도 모차르트를 시기하며 따라잡으려고 애썼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질투가 그렇다. 인간이 갖는 본성이다. 그렇다면 그것의 장점을 살려서 키워볼 수도 있지 않을까. 되어 멋진 2등으로 발돋움하는데 기여해줄 것이다. 혹자는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면서 한탄했다. 그러나 세상은 노력형 질투쟁이들에게도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언젠가 그들은 1등으로 올라 서기도 한다.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 피츠제럴드를 질투하던 톨스토이는 결국 그를 넘어섰다. 늦게 등단한 만큼 1등은 꿈도 꾸지 못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질투는 어디까지나 2등의 페이스메이커다. 1등은 자신만의 결이 필요하다. 어디에도 휩쓸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그런 결이다. 페이스메이커가 사라져도 꿋꿋이 제 길을 갈 수 있을 때 비로소 1등까지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면 일단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올해는 질투라는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출발해보자. 벌써 4월인 지금, 당신의 목표를 향한 좋은 엔진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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