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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추천하는아나운서 Nov 02. 2019

로또나 살까 봐.

정규직 아나운서, 그 험난하고도 좁은 길.

나와 주위 친구들은 주로 '경력직 취준생'이다. 

좀 더 높은 회사를 지망하거나, 같은 회사의 정규직을 지망하며 직전 회사를 그만뒀다. 

프리랜서 일을 하며 꾸준히 타사에 입사원서를 넣고 있기도 한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다. 

서류전형에 합격해서 면접관 얼굴을 보는 것조차도 하늘에 별따기인 경우가 많다.

(제발 면접이라도 보게 해 주세요!!)


요즘 친구들이 모이면 자주 중얼거리는 말이 있다.


"로또나 살까 봐.."

"당첨되면 우리가 방송사 하나 차릴까?"

"이번에 1등 당첨자가 21살이라더라."

"이번 1등은 41억이라며?"


물론 마무리는 늘 동일하다. 


"저녁 먹을 사람? 그리고 다음 주 스터디 시간 잊지 마!"


결국 로또는 아무도 사지 않는다. 그저 마음을 위로해주는 안주거리 같은 것일 뿐. 

오늘도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걸음을 걷는다.

그저 그뿐.




한 해가 끝나간다. 

핼러윈(이게 옳은 맞춤법이라니. 왠지 '할로윈'이 입에 더 잘 달라붙는걸)도 지났고, 

어느새 11월이다.

오늘 부모님과 모처럼 산에 갔더니 단풍이 그야말로 절정. 

한 달? 아니, 몇 주 뒤면 이미 앙상한 가지만 남은 채 서늘한 바람이 불고 있겠지. 

이쯤 되면 취준생들의 마음은 조급해지기 시작한다.

'아, 올해가 가기 전에 뭔가 이뤄야 하는 건데..'


그나마 운이 좋게도 다음 주에 면접들이 있다. 

나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강의도 있다. 

당장에 로또를 살 대범한 마음은 없으니 주어진 걸음을 걷는 수밖에. (사실 한 번도 안 사본 쫄보..)

촬영이 있고, 면접이 있고, 강의가 있는 바쁜 날이 역시 좋다:D♥

물론, 어느 날 갑자기 로또를 사게 될지도 모른다. 

아마도 내 마음을 위로해주기 위한 하나의 안주거리 정도로 삼기 위해서. 

그저 그 정도일 뿐.



(물론 41억에 당첨된다면.. 브런치에 인증해야지..: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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