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멋진 신세계_올더스 헉슬리
"하지만 난 불편한 편이 더 좋아요."
"하지만 난 안락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신을 원하고, 시를 원하고,
참된 위험을 원하고, 그리고 선을 원합니다.
나는 죄악을 원합니다."
책의 맨 앞부분에는 이런 글이 있었다.
유토피아의 실현은 과거에 사람들이 믿었던 것보다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진 듯싶다.
그리고 우리들은 현재
"유토피아의 확실한 실현을 어떻게 피하느냐"하는
무척 고민스러운 문제에 직면했음을 느낀다.
유토피아의 실현은 눈앞에 닥쳤다.
그리고 유토피아를 회피하는 길,
'완벽'하면서 무척 자유로운 비이상향적인 사회로 되돌아갈 길을
지성인들과 교양인 계층이 모색하는 시대,
그런 새로운 한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니콜라이 베르댜예프
유토피아를 회피하는 길을 모색하는 시대, 바로 지금이다.
SNS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얼굴을 맞대고 있지 않아도 지인들의 안부를 묻는다.
사회가 발전하면 범죄도 발전한다. 그렇게 텔레그램을 통한 범죄가 세상을 뒤집어 놓았다.
누군가는 인류의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과학을, 기술을 발전시키고,
누군가는 개인의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발전된 과학과 기술을 이용한다.
탄광 및 건설에 도움되기 위해 개발되었던 다이너마이트는 전쟁무기로 사용되어 노벨의 탄식을 불러일으켰다. 사실상 현재의 과학 기술로 인간 복제가 가능하다고 했던가. 윤리법 등으로 인간 복제를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누가 알겠는가. 복제 인간이 만들어지고 있을지. 언제 어디서 복제된 인간이 나타날지.
인간이 꿈꾸는 유토피아는 결국 또 다른 인간의 욕심 때문에 디스토피아가 되는 걸까.
우리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발전시켜놓은 과학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또 다른 것들을 끊임없이 개발시킨다.
유토피아를 회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우리가 유토피아라고 달려간 그 길에서 신종 악마들이 만들어지고, 무수한 피해자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안정을 위해서 치러야 하는 또 다른 대가랍니다. 행복과 양립될 수 없는 것은 예술뿐만 아니라, 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은 위험합니다. 우리들은 과학에 쇠사슬을 채우고 재갈을 물려 지극히 조심스럽게 감시해야 합니다." _무스타파 몬드(p.341)
그래서일까, 누군가는 여전히 2G 폰을 쓰고, 누군가는 일부러 SNS를 하지 않는다. 일부러 TV를 보지 않기도 한다. 마치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야만인'처럼 보인다. 현대 문명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과학이 주는 '안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기이한 사람이다.
나는 다음 달 즈음에 노트10+로 기기를 교환할 계획이고, 음악 들을 때는 무선 이어폰인 버즈를 이용한다. 인스타그램 하는 걸 좋아하며, 언젠가 유튜브도 하고자 꿈꾸고 있다. 이쯤이면 야만인과는 거리가 먼가..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혼자일 때가 전혀 없어요. 우린 그들이 고독을 싫어하도록 만들고, 그들이 고독을 느끼기가 거의 불가능하도록 삶을 꾸며놓습니다." _무스타파 몬드(p.355)
나는 여전히 '고독'을 느끼는 '불편함'을 아는 사람이고 싶다.
2G 폰을 쓰려고 하는 것도, SNS를 피하고, TV를 피하려는 것도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려는 것일 터다.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책과 음악과 꽃을 가까이하는 사람이고 싶다. 꾸준히. 과학이 주는 안정에 갇히기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