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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삶을 배우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움직임의 힘]_켈리 맥고니걸

"굉장히 힘들고 괴롭지만, 고통은 결국 끝납니다.
달리기는 내게 그 점을 내장 깊숙이 심어줬죠.
아무리 험난한 오르막도 결국엔 내리막으로 이어집니다."

울트라 인듀어런스 레이스에서 살아남으려면,
체력도 강해야 하지만 타인에게 의존할 줄도 알아야 한다.

선수들에게 울트라 러닝을 대표할 만한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을 때, 그들이 보낸 것은 피 묻은 운동화나 부루 튼 발 사진이 아니었다.
레이스 메달이나 멋진 풍경 사진도 아니었다.
다른 러너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어떤 운동을 좋아하는지?

당신이 좋아하는 운동은 당신의 삶의 철학이 된다.

움직이는 활동은 그렇게 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움직임에서 얻는 것', '내가 운동 속에서 배운 것'은 거의 비슷했다.


첫째. 인내력
둘째. 공동체



생각해보자,

일단 한 게임을 시작하면 중도에 포기하기란 너무 자존심 상하지 않는가. 내 경우, 초등학교 때부터 장거리 달리기에 이어 마라톤, 크로스컨트리 등의 종목의 동아리를 들어가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 종종 메달도 따냈지만, 그 경험 속에서 배운 것은 등수보다는 '끝까지 해내는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여전히 무언가를 한 번 시작하면 쉽게 놓지 않는다. 어쩌면 첫 마라톤 1등을 거머쥔 그때부터, 이미 '끝까지 해내는 것'은 내 철학이 되어있었을지도.


다음은 공동체.

첫 마라톤 1등을 거머쥔 중학교 1학년 한강 마라톤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목으로 힘겹게 넘긴 침에서는 피 맛이 났고, 좌우를 번갈아 옮기고 있는 다리에는 감각이 없어진 지 오래였다. 무거운 통나무를 들었다 놨다 하는 기분이었달까. 그럼에도 결승선까지 갈 수 있었던 이유는 옆에서 같이 뛰는 친구였다.


결승선 직전까지 서로를 응원했고, 마지막에는 손을 잡고 뛰었다. (그러다가 한 발 더 빨리 들어오는 바람에 1등..!) 그 친구가 없었더라면 과연 끝까지 갈 수 있었을까.


2019 부산 컬러런_이슬이랑.



우리의 상호의존성을 인식하면, 인간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데 큰 힘이 된다.
“사람들은 흔히 남들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게 생긴 또 하나의 철학, 그 무엇도 혼자 할 수 없음을. 어떤 어려운 일도 함께하면 해낼 수 있음을.





이 책은 '움직임'을 통해 '삶'을 배울 수 있음을 얘기하는 일종의 철학책이었다.

처음은 쉽게 읽히지만, 두고두고 곱씹어 읽게 만드는 책.





움직임은 우리에게 즐거움과 정체성, 소속감과 희망을 제공한다.
또 우리를 유익한 곳으로 인도한다.
그곳이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는 거친 환경이든,
우리를 지지하는 공동체가 있는 곳이든 상관없다.
움직임은 사회적 연결을 더 쉽게 해 주고 자기 초월감을 맛보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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