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절친 둘과 만났습니다. 동네 친구 때문에 며칠 힘들었던 얘기를 털어놨어요. 마음에 부침이 많아 혼자 고민이 많았습니다. 친구들은 최대한 자세히 얘기해 줄 것을 부탁했고 저는 되도록 그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물론 저의 일방적인 위치에서의 설명이었죠. 최대한 객관적으로 얘기했다고 한들 그것조차 저의 주관이 아니겠습니까! 절대적인 객관화란 애초에 개인이 이룰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몇 가지 에피소드를 들은 친구들은 단호하게 저의 고민 상대를 더 이상 만나지 말라고 말했어요. 존중받지 못한다는 저의 느낌과, 무시당한다는 기분을 받는 제가 당연하다는 거였죠. 그렇게 당하고 고민을 하는 제가 이해가 안 되며 자신들이 더 기분이 나쁘다고 흥분했어요. 그래도 저는 관계를 끊을 수는 없으니 만나는 횟수를 줄여보겠다고 했는데 그런 노력조차 할 것 없다고 조언했습니다. 사과조차 없는 그 사람에게 어떤 기대도 할 수 없다는 얘길 하면서요.
그런데 참 이상하죠.
며칠 동안 저를 괴롭히던 상념이 스르르 사라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는 괜찮다!
아무렇지도 않다!
그런 마음이 생겼어요. 물론 그 두 친구의 조언을 듣기 전에도 관계를 단호하게 끊는 건 이사 가기 전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말이에요. 더 중요한 건 저의 마음이 솔솔 마데카0을 뿌린 것처럼 아물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 친구들은 그런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완전히 객관적인 상황일 수는 없으니 단정 짓기는 물론 힘들겠지만 일부분이라 해도 자신들의 기분마저 나쁘다고요. 저를 아무렇게 대하는 사람에 대해 굉장히 화가 난다고 하면서요. 그 사람을 견디기 위해 제가 참아내는 시간조차 아깝고 결코 그 사람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두 사람은 객관적이고 이성적이었을까요?
그렇진 않았을 거예요. 일방적으로 저의 입장에서 받아들였겠죠. 그 친구들은 자신들이 무척 객관화시켜 생각했다고 여길지도 모르지만요.
그렇지만 어떻습니까?
무척이나 이성적이고 컴퓨터적인 데이터로 저에게 충고를 해 주진 못했을지라도 저를 보호하고 저를 위해주는 그들의 보호막이 저를 든든하게 해 주었으니까 괜찮습니다.
우리에겐 때때로ㅡ아니 자주 ㅡ그런 일방적인 지지와 호응이 필요하잖아요.
그들도 따끔하게 저에게 일침을 가하는 친구들이기도 하지만 오늘 같은 그들의 마음이, 그 일침 또한 진지하게 받아들이게끔 합니다. 저와 피를 나눈 혈육도 자주 주지 못하는 든든한 울타리를 준 친구들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아니 고맙다는 형식적인 인사보다는 그저 저의 안정을 찾은 눈빛을 보내고 싶습니다.
"당신들 덕분에 저는 안정을 되찾았고 그 사람을 용서해 줄 정신적 여유를 확보했으며, 편안히 잠들 수 있을 것!"이라고 꼭 전하고 싶어요.
그들이 사준 따뜻한 점심과 향기로운 커피와 그 '진심을 담은 마음'이 저를 치료해 준 '명약'이었습니다.
감내하며 힘들던 저에게 감동과 감사를 준 오늘 하루는 진실한 <Present지금, 선물 >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