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심재 신나는 글쓰기 9기
이 정부가 미쳐 돌아가는 것이 분명하다.
커피 금지법이라니 세상에!
커피를 마약류로 분류하고 온 국민을 압박하고 있다.
대선 투표가 있었던 어제 난 이 정부를 선택하지 않았다. 개헌을 하더니 말도 되지 않는 독재 정권이 그 딸에게 정권을 넘겼다. 이 무슨 청천벽력이란 말인가. 밤새도록 투표 결과를 지켜보다가 새벽 3시경 마침내 그 여자가 당선되었다는 발표를 TV로 확인하며 남편과 눈을 마주쳤다.
이민 가자!
비현실적인 결과에 비현실적인 대안을 쏟아내는 것이 당연하다.
우린 처참한 몰골로 아침을 맞았고 일터로 가야 하니 둘 다 커피를 드륵드륵 내려서 홀짝였다.
대통령이라는 여자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다.
갖가지 선거 비리 루머가 온라인 기사를 덮고 있을 때 그 여자는 갑자기 목소리 톤을 높여 말했다.
"오늘부터 커피는 마약류로 분류됩니다. 커피를 팔거나 사는 사람들은 무조건 구속되니 국민 여러분이 정부 방침을 잘 따라와 주시길 바랍니다."
그 미친 여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취재 카메라를 쳐다볼 때 하마터면 TV에 커피잔을 던질 뻔했다.
극악무도한 정부는 온갖 카페가 문 닫는 영상을 온종일 공영방송으로 틀어대고 있다. 카페 뒤에서 아이스커피 두 잔을 마시던 커플이 무자비한 공안의 손에 질질 끌려갔다. 그들의 커피는 바닥에 쏟아졌고 공안은 테이크 아웃 커피잔을 발로 짓밟았다.
국민의 80프로 이상이 커피 중독자인 나라에서 국민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커피를 선택한 독재자의 딸은 충실하게 자기 아버지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이대로는 참을 수 없다.
TV 속 뻔뻔하게 턱을 쳐들고 있는 새로운 독재자와, 비쩍 마른 공안이 커피가 담겼던 종이컵을 발로 으스러뜨리고 비열하고 음흉하게 웃는 장면이 오버랩되며 주먹을 꽉 쥔 내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노트북을 켜고 체제 전복을 위한 레지스탕스 모집 글을 타닥타닥 타이핑하기 시작했다.
전쟁이다!!!
이런 상상을 하고 보니 커피가 없으면 대체재를 찾지 않고 촛불시위라도 나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밀가루를 끊고 쌀마저 멀리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커피도 곧 팽 당하지 않을까?
언젠가 정말 마시지 못할 때까지는 소중히 예뻐하면서 마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