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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라 May 25. 2017

복수초

겨울(고난)을 뚫고...


기나긴 겨울을 뚫고 봉우리를 틔워, 작은 몸에 서린 온기로 얼음을 녹이며 피어나는 복수초.

기나긴 겨울을 참고 견디며 피어난 복수초의 얼굴엔 그간의 고됨이 보이지 않는다.

하얀 얼음 사이 노란 빛깔이 고결하게 빛이 나는 듯 아름답게 어울질 뿐이다.


고된 일상과 과거를 뚫고 얼굴을 내민 나의 얼굴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고결하게 빛이 나는 얼굴일까. 혹은 그간의 고됨이 핥아버린 상흔 가득 남은 얼굴일까.


그간의 삶이 얼음 가득한 겨울과 같았다. 혹독한 겨울과 같은 곳에서 언제 끝날지도 모른채 겨울을 숨 죽이며 버텨왔다. 그간 열심히 버텨왔던 보상인듯 이제야 겨우 제법 따스한 바람이 느껴지고 있다.


이제 얼음과 같던 일상을 녹이고 노란 꽃을 피울 때란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동안 내게 내리 앉은 천금 같던 세월의 얼음을 녹이고 환한 미소를 피워야 할 때라는 것을...

또 나를 기억해줄 누군가에게 노란 꽃잎을 얼음위로 어린 빛처럼 만개하여, 환하게 맞아주어야 할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이따금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자꾸만 움츠리게만 만든다. 

부디 지금의 이 바람들이 봄에 이는 꽃샘추위일 뿐, 겨울은 이미 가버린 것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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