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아내가 현제 자연식물식을 하며
겪고 있는 질병에 관한 변화는
다음과 같다.
완전 개선
(밑줄은 남편만 가지고 있던 항목)
변비, 역류성 식도염, 복부 팽만감,
속 쓰림, 입이 씀, 식후 졸림,
무기력증, 피로, 입술 건조
호전
(밑줄은 남편만 가지고 있던 항목)
비염(하루에 코를 푸는 횟수가 1/10로 줄어듦)
뒷골 당김(매일 있던 증상이 주 1회 정도의 빈도로 줄어듦)
자연 식물식 시작 후
10일 안 돼서부터 겪은 것들이다.
추가로 트림과 방귀의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방귀 냄새는 사라졌다.
책이나 자연식물식의 후기들을 보면
이런 신체적 변화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당연한' 변화라서
놀라운 것은 아니었다.
내가 겪고 있는
가장 놀라운 변화는
지금부터이다.
그것을 나는
'정신의 맑아짐으로 인한 의욕 고취'
정도로 표현하겠다.
매일 정신이 또렷하고,
무언가를 시도해 보고 싶은
생각이 계속 든다.
스스로 눈빛이
맑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마음이 변화하는
기복의 폭이 작아졌다.
활동을 많이 해서 피곤해도,
그 피로의 질이
다른 느낌을 받는다.
동네 천변을 그냥 뛰고 싶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계속 든다.
(아내와 산책하다 잠깐이지만,
그냥 뛰기도 했었다.)
한마디로,
컨디션이 매우 좋다.
더글러스 그라함이
그의 책 '산 음식 죽은 음식'에서 언급한
자연 식물식의 효과 중 하나인,
'정신의 맑아짐'과
'운동하고 싶은 마음 샘솟음'이다.
정확히 내가 느끼는 것과 일치한다.
2주 전의 나는 출근하면서
퇴근 후 저녁식사로
무엇을 먹을까를 생각했다.
그리고 보통은
기름진 '일반음식'으로 골랐다.
(과일, 채소, 감자, 고구마, 현미밥을
고른 적은 한 번도 없다.)
이건 열심히 일한 나에게 주는
당연한 보상이고,
그 음식들을,
배가 불러서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 때까지 먹었다.
종종 술과 함께.
저녁식사를 마치면
나른해지고,
소파에 기대거나 눕는다.
그리고 TV나
유튜브를 보다가 잠들었다.
저녁식사 후에는
뭘 할 수가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할 힘이 없다.
하지만 자연 식물식을 하면서
퇴근 후 저녁식사를 배부르게 해도,
뭔가를 할 수가 있게 되었다.
몸에 에너지가 있으니
저절로 뭘 해 보려는
생각이 들었다.
설거지, 운동, 독서,
걷기, 글쓰기, 책방 가기 등등
어떤 것이
열심히 일한 우리에게 주는
보상일까?
"오빠. 근데 자연식물식 한 이후로
아침에 기상시간이 빨라진 것 같지 않아?
알람 울리면 바로 일어나 지네.
울리기 전에 눈이 떠지는 경우도 있고.
원래 우리 알람 계속 끄면서 잤었잖아."
"응 맞아. 이게 이유가 있더라고.
자연식물식 하면 숙면을 취해서
그런 거래.
이건 소화와 관련이 있어.
자연 식물식을 통해 섭취한 음식들은
잠들기 전에 이미 소화가 다 되어서
우리 자는 동안
위장도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잘 때 소화에 쓰는
에너지가 없으니,
몸의 완전한 휴식이 가능하고,
그래서 기상이 쉬운 거래.
"아 그럼 평소에 과식하고, 술 마시고
하면 자는 동안에도 위장이
소화운동을 한다는 말이네?
그렇게 되면 몸은 자고 있지만
위장은 깨어있는 상태가 되겠구나."
"정확해!! 어쩜 이해를 이렇게 잘하지?
그러면 아침에 힘이 없고
몸이 무거운 게 이해가 된다 그렇지?
그리고 자연식물식 도시락 싸서
일하러 다니니까, 점심식사 후에도
졸리지가 않더라고.
원래는 앉아서 꽉 차있는 배 만지면서
계속 트림하고 졸렸는데."
"이게 다 소화랑 연결되는 문제였다니.
신기하네.
음식을 바꿔서 쉽게 해결 가능 한 것도
신기하고."
"저녁식사 준비하는 시간도
훨씬 짧아졌지?
설거지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요즘 물로만 헹궈서 끝내는 날이
더 많잖아 하하."
"맞아. 감자, 고구마는 한 번에 쪄서
냉장고에 놓고 꺼내먹으면 되고,
상추 씻고 과일 써는 건 금방 하니까.
전보다 식사준비랑 설거지 시간에서
적어도 30분은 단축됐다."
우리는 요즘 저녁식사 후에도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사실 일반음식을 먹을 때는
식사 후 도저히 뭘 할 수 있는
생각이 안 들었었다.
나른해서 누워만 있었고,
핸드폰 만지다가 잠드는 게
일상이었다.
약한 의지가
하나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먹었던 음식들이
우리를 그렇게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다음날까지 쌓아놓던 설거지도 바로 하고
책도 읽고, 산책도 한다.
종종 도서관도 간다.
휴식을 취해도 그 질이 전과 다르다.
물론 의지가 강하다면
음식과 상관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생산적인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지가 약한 우리에게
자연식물식을 통한 가벼운 몸이
강한 의지까지 만들어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