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식물식 다이어트 이야기
살이 찌면서
우리는 변해갔다.
바지는
'츄리닝'만 입었다.
아니 입을 수밖에
없었다.
벨트는 구멍이 모자랐고,
먹을 때 불편했다.
나는 사이즈가 안 맞아서
옷을 새로 사야 했고,
여자친구는 내 옷을
입기 시작했다.
둘이 식당에 가면
메뉴는 항상 세 개 이상
이었다.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만난 이후 우리에게
운동은 아예 없었다.
목표도 없었다.
건강, 돈, 미래, 꿈.
남들이 다 관심 있어하는
것들에 전혀 관심이 안 생겼다.
그냥 우리는
지금 이대로 너무 행복했다.
매일 퇴근 후
맛있는 음식에
술 한잔 하는 이 행복.
주말에는
맛집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경험하는 삶.
나에게 이런 행복이
찾아오다니!!
여자친구를 만나서
내 인생의 전성기가
펼쳐졌다.
매일의 행복 속에
내 살은 10kg이 불었고
여자친구는 17kg이
늘어있었다.
"자기야 그거 알아?"
"어떤 거?"
"나 몸무게가 94kg에서
더 이상 위로 안 올라간다?"
"왜 그러는 거야?"
"모르겠어. 아무리 먹어도
이 이상으로는 안 올라가네."
"그 몸무게가 한계점 인가?"
생각해 보니 나도
72kg에서 더 안 올라가네.
근데 우리 먹는 것에 비해
살이 안 찌는 거 같지 않아?"
"오 대박. 나도 같은 생각 했는데 하하하"
"어쩜. 역시 우린 천생연분이야 하하하"
"이따 간단하게 한잔하자"
"콜!!"
그렇게 '행복한 돼지'로 살던
어느 날
할아버지 기일을 추모하는
자리에 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