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식물식 다이어트 이야기
"자기야 근데 다이어트 어떻게 할 거야?"
혹시 전에 해 봤어?"
"여자들은 평생 다이어트 한다고 하잖아.
나도 평생 생각은 했지. 근데
제대로 해 본 적은 없어."
그렇다.
우린 다이어트의 경험이 없었다.
물론 나도 과거에
시도는 몇 번 해 봤다.
헬스장 3개월 등록하고
첫날 죽을힘을 다해서
러닝머신 5km를 타고
다리가 너무 아파서
이후로 안 나갔다.
스피닝을 한 달 다니며
퍽퍽한 닭가슴살과
맛없는 파프리카만 먹다가
운동 없는 주말에
왕창 먹고 무너졌다.
배드민턴 동호회는
세 군데를 가입했지만
가는 곳마다
유령회원이었다.
이러니 고등학생 때부터
과체중을 벗어난 적이
없다.
20대 후반부터
역류성 식도염은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었고
위염에, 위궤양까지
진단받은 적도 있었다.
매일을 술과 고기로 보내던
20대 어느 날에는
심장이 자꾸 두근대서
병원에 가보니
부정맥을 진단받기도 했다.
이런 삶을 살면서
다이어트는 평생
내 머릿속에 있었다.
그와 동시에
한 번도 성공한 적 없는
다이어트는,
내 자존감을 깎아먹는
이유 이기도 했다.
평생 생각만 했던 다이어트를
어떻게 할지 몰랐던 어느 날
아내가 다이어트 방법 하나를
소개했다.
"오빠! 탄수화물을 완전 끊는
다이어트가 있더라.
다른 거 다 먹어도
탄수화물만 안 먹으면 된대.
그래서 나 앞으로
밥은 아예 안 먹을 거야."
"그런 다이어트가 있어?
할만할 것 같은데?
나도 같이 하자."
"오케이! 같이 해보자!!"
우리는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었다.
밥은 물론 라면, 빵 도
안 먹었다.
빠르진 않았지만
체중이 줄고 있었다.
술에 고기 안주를 먹어도
체중은 줄었다.
신기했다.
"자기야 이 정도면 다이어트할만한데?"
"응. 나도 할만하다. 계속하면
우리 말라깽이 되는 거 아니야? 하하하"
"하하하! 말라깽이 한번 되어보자!!!"
그렇게 한 달 정도 되었을까?
몸무게는 더 이상
변화가 없었다.
더 의아했던 건
살이 빠졌음에도
몸은 여전히 무거웠다.
전처럼
항상 피곤했고
무기력했으며
컨디션이 안 좋았다.
피부는 거칠었고
평생 없던
변비도 생겼다.
"자기야. 우리 살이 빠졌어도
왜 전과 똑같냐..?"
"그러게. 숫자만 줄어든 것 같아.
이제 더 이상 빠지지도 않고.
뭔가 이상해."
"음... 운동을 안 해서 그런가?"
"그런가? 다이어트는 원래
식단하고 운동이 정석이잖아."
"그렇네. 나 그러면 내일부터
천변에서 달리기 해 봐야겠다.
같이 할래?"
"난 지금 못 뛸 것 같은데...
일단 오빠가 해 보고 효과 있으면
나도 해 볼게."
"좋아. 나 내일부터 뛴다!!"
"해보자!!! 달리기!!"
다음날 아침.
나는 운동화를 신고
천변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