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식물식 다이어트 이야기
천변에 도착했을 때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았다.
"뭐야. 운동하는 사람
되게 많네."
마침 길바닥에
거리 표시가 있었다.
"좋아. 첫날이니까
2km만 뛰어보자."
나는 발목 돌리기 몇 번 하고
조깅하는 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단 세 걸음째부터
종아리가 미친 듯이
당겼다.
몸이 너무너무 무거웠다.
정말 죽을 지경이었다.
뛰는 동안
다리는 찢어질 것 같았고
나중에는
숨 쉬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들이
나를 괴롭혔다.
'내 다리는 내 몸을 못 견딜 거야.'
'군대 이후로 15년 만에 처음 뛰는 건데
무리하면 안 되겠지.'
'일단 걷기부터 하는 게 낫지 않나?'
'아니야 그래도 이왕 하기로 한 거
끝까지 가봐야지'
'이겨 낼 수 있어.
이것만 버티면 살 금방 빠질 거야'
'근데 이러다 다치면 어쩌지?'
'내 의지가 이것밖에 안되나?
이거 봐. 역시 난 살을 못 빼'
'난 담배도 안 피우는데
왜 이렇게 힘들지?'
뛰는 내내
몸과 마음이 너무너무 힘들었다.
머릿속에서는 천사와 악마가
계속 다투었고
다리는 이미 찢어진 상태로 뛰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포기하면
스스로가 비참할 것 같아서
정말 죽을힘을 다해서 뛰었다.
(속도는 남들 빠른 걸음 속도 정도였다)
겨우겨우 2km를 완주했고
뿌듯함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가는 길이 너무 행복했다.
발걸음은 가벼웠다.
'나도 의지력이 있구나.
역시 다이어트는 정신력이야!!'
'내일은 더 뛰어 보자!!!!'
다음날 아침.
천변에 나가기 싫어서
미칠 지경이다.
"폭우라도 와라 제발...."
온몸은 뚜드려 맞은 것처럼
아프다.
종아리와 허벅지는
이미 내 것이 아니었다.
유일하게 남은
'아내에게 쪽팔리고 싶지 않은 마음'
으로 꾸역꾸역 천변에 다시 갔다.
이 괴로운 달리기를
4일 더 했다.
5일 동안
체중은 2kg이 줄었다.
하지만 체중이고 뭐고
더 이상은 못하겠다.
계속 뛰면 정신병이
올 것 같았다.
"자기야 내가 달리기 5일 해 봤잖아.
그만하려고. 너무 힘들다"
"너무 힘들어?
오빠가 못할 정도면
나는 진짜 못하겠다.
난 진짜 뛰어본 적이 없거든"
"어. 자기도 달리기는 안 맞을 거야.
너~~~~ 무 힘들어.
몸과 마음 모두 고통스러워.
우리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다른 방법 있어?"
"인터넷에 찾아봤는데.
근육이 기초대사량을 늘린대.
그럼 살이 잘 빠진다고 하네.
나 헬스장 다니려고."
"정말? 와 오빠 이제 몸짱 되는 거?
기대된다 히히."
"맞아. 나 몸짱 해 보려고 하하하.
한 10년 전에 헬스장 하루 나가고
그만뒀었는데, 거리가 멀어서였던 것 같아.
마침 집 앞에 있으니까, 이번엔 제대로 할 듯!!"
"오케이. 오빠 해 보고 잘 되면
나도 등록할게.
몸짱 부부 가 보자!!!!"
"가 보자!!!!"
그렇게 나는
집 앞 헬스장에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