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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git Jun 27. 2017

집밥이 좋아.

우리, 밖에서 너무 오래 만나지 말아요. 

요즘 바깥 식사를 거의 줄였다. 소화가 일단 잘 안되고, 뭔가 좀 금방 배고픈 느낌이 든달까.

특히 학교가는날은 거의 굶고 집에와서 밥해먹는 일이 많아졌다.  

또 친구들을 만날려면 밖에 나가야하는데, 집이 너무 좋아서 집에 하루종일 있어도 신이나니 이건 참 문제다. 


생각해보면, 남들이 혼자 밥먹지 않을때 혼자 밥을 잘 먹었다. 채식하기 전엔 고깃집에 가서 2-3인분씩 혼자 고기를 먹고, 냉면을 먹고, 백반집에서도 밥을 잘 먹었다. 그래서 혼밥이 왜 문제인지 잘 몰랐다.

술을 잘 못먹으니까, 맛있는 칵테일집을 찾아서 우울할때 한잔씩 하는것도 좋았다. 

생일 앞뒤로 2주씩 하던 생일잔치도 어느순간 별로 재미가 없어져서, 집에서 혼자 생일을 즐기게 되었는데 혼자서 조용히 즐기는 생일이 굉장히 풍성하다는 것과 다음 1년을 생각해볼 기회가 생긴다는게 좋았다. 

나이가 들어서 생일이 의미없어져서 그렇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거기에 토를 달아봤자 '에이~ 다 똑같은거야~ 늙어서그래~' 라고 말할게 뻔해서, 그래, 그런가? 라고 하고 말았지만 사실은 다르다. 전에 생일은 남들이 축하해줘야 의미가 있었다면, 이젠 내가 날 돌아보는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기때문에, 적어도 생일만은 나만을 위한 온전한 시간을 가지고 싶은것 뿐이다. 


오늘은 집에서 밥을 먹고, 나가서 비싼 아이스크림(요즘은 대형 쇼핑몰마다 멋드러진 아이스크림집이 있던데, 거길 못지나치고 왕창 먹어버렸다)을 먹었는데, 온 얼굴에 두드러기가 나서 우울해져버렸다. 음식을 의심하면서 먹어야하다니, 서글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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