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물건이 좋아
할머니의 치매가 심해져 더이상 혼자살지 못하게 되신때에 얻어온 물건들중 하나가 돌확이다.
내가 어릴때부터 봤던 돌확. 할머니한테 항상 이 돌확은 나에게 물려주시라고 애교도 부리고 다짐도 받고 했었는데, 정말 그런날이 오니 마음이 이상했다.
나이가 많은 돌확선생을 모시고와서 대추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집에도 마당에도 구구가 보이지 않아서 이곳저곳을 찾으러 다니다가 언뜻보니, 구구가 돌확안에서 동그랗게 몸을 말고 자고있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할머니의 쌀뒤주, 개다리소반, 다듬이돌과 찬합같은것들이 내게로 왔다.
옻칠이 벗겨지거나, 나무가 갈라진것들이지만 그 어떤것보다 소중하고 아름답다.
할머니 삶이, 역사가, 꿈이 담겨있는 물건들이다.
예쁜것을 좋아하셨던 우리 할머니.
할머니는 이제 내곁에 계시지 않지만, 항상 내 곁에 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