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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git Feb 08. 2019

악마는 어디에나 있다.

치치 뽀뽀 중성화.

치치와 뽀뽀를 키우기로 하고, 뽀뽀 발정이 끝나길 기다려서 동물병원에 중성화 수술 예약을 했다. 

전에 코코가 중성화 수술후에 성격이 날카로워졌던 기억이 있고 또 중성화 수술을 해본게 거의 10년전 일이라(그것도 남자인 구구 수술이 마지막이었으니...), 어디서 수술을 해야할지 고민도 되었고 어떻게 하는게 맞는지도 결정하기가 어려웠는데  고양이 까페를 검색해보다가 새로운 수술법 - 암고양이이니 자궁적출은 동일- 을 알게되었다. 


배를 훨씬 적게 열고, 1센티 남짓한 상처 안쪽으로 자궁을 적출하는 방법이다. 물론 이 방법이 비용면에서도 비싸고, 한시간 넘게 운전을 해서 가야 하는곳이지만 애들의 안정을 위해서는 가까운 병원보다는 추천이 많고 애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할 수 있는 병원이 낫다고 판단했다.


임보 하기전에 치치는 8개월쯤, 뽀뽀는 6개월쯤 된 아이들이라고 들었기때문에 대략 그정도 나이로 알고있다고, 품종도 믹스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애들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는 나를 병원에서도 좀 이상하게 생각했던것 같다. 등록해주시는 병원 실장님이 언제부터 키웠냐고 물어보심;;;


수술전에 1차로 원장님과 상담을 하면서, 고양이들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니 개월수나 컨디션을 확인해달라 부탁드리고 나와서 밥을 먹었다. 애들이 아침부터 굶어서, 나도 밥대신 사과나 주스를 먹으면서 애들이랑 같이 있느라 배가 무척 고팠다. 


2시간 반쯤 기다렸을까, 수술해주신 원장님과 수술후 상담이 진행되었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일단, 치치는 예상했던대로 생각보다 힘든 삶을 살아온게 맞았던것 같다. 자궁상태가 좋지않고 출산의 흔적이 있는 몸이었다. 어린 나이에 두번이상의 출산. 이대로 계속 발정이 오는 채로 살았으면 건강상으로 아주 위험했을거라고 하셨다. 잇몸도 좋지않았다. 아마 면역력이 약해 그런거겠지. 치치와 뽀뽀는 둘다 제3안검이라고 불리는 막에 폴립같은게 있는데 이게 아기 시절 깨끗하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고 문제가 생겼을때 케어받지 못해서 허피스같은 균들이 그곳에 자리 잡고 있다가 컨디션이 나빠지면 바로 활동을 시작하게 될거라고 하셨다.


애들이 새끼빼는 공장에서 자랐겠거니..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태어나고 생활했다는걸 수술과 검진을 통해 알게되니 분노가 치솟았다. 설명을 듣고 안약과 진통제, 항생제를 받는동안 원장님이 치치,뽀뽀를 수술방에서 데리고 나오셨다. 아가~ 하고 부르니 두마리 모두 애옹애옹거리며 나를 찾는다. 


아직은 어려서 괜찮은데 5살이 넘어가면 애들이 컨디션이 나빠질 수 있다는 말씀이 마음에 걸린다. 그때까지 면역력 키우는 모든 것을 다 할테다!


불법애완동물공장을 하는 나쁜 인간들. 다 지구에서 사라져버리면 좋겠다. 

우리 치치 고생많았어. 이제 행복하기만 하자!
우리 뽀뽀, 계속 이렇게 즐겁게 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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