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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git Mar 04. 2019

봄이 온다. 봄이와.

밭정리가 시급하다!

얼마전 치치는 나한테 크게 혼났다.

요녀석이 길냥이 밥주러 나가려고 문을여니, 데크로 호다닥 나가버린것이다.

나도 모르게 엉덩이를 팡팡 두대 때려 혼내주었다. 얼마나 놀랬는지...

치치와 뽀뽀는 면역력이 약할거라는 선생님의 말씀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길고양이들과 섞이지 못하게 해야하는데, 연초에 홍역으로 죽은 고양이들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계속 걱정하고 있었던거다.


여튼 처음 혼나본 치치도, 처음 혼내본 나도 너무 놀랬다.

다음부턴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똑같은 상황이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봄이 오고있다. 참새들이 데크 밖 나무앞에 앉아있다가 길고양이 사료를 얻어먹으려고 가까이까지 날아온다. 그러니 치치, 뽀뽀도 나가고 싶을거다.


겨우내 바닥에 덮어두었던 짚과 덮개를 걷어내보았다. 짚이나 덮개에 덮여있던 흙에는 초록초록 작은 싹들이 올라와있고, 하얗게 귀여운 꽃이 피기도 했다. 

씨를 뱉어두었다가 나무가 된 복숭아나무와 옆으로 휘어서 자라고 있는 버드나무는 더 날이 따뜻해지기전에 베어 현주씨에게 선물했다. 이렇게 큰 아이들이 아무런 쓸모도 없이 생을 마감하는게 싫어서 계속 자라게 두었는데, 대추나무와 살구나무에 방해가 되기도 하고, 서로 힘을 겨루며 힘겨워하는 모습이 걱정이었다.

다행히 현주씨가 멋지게 작품에 활용할 수 있으니 기쁜 마음으로 선물했다. 물론 자르기전에 복숭아 나무와 버드나무에게 미안하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완전히 봄이 오기전에 해야할 일들이 있다.

주변의 농사친구들이 모두 말한다. "이제 좋은 시절 다 갔다~" 라고.

그렇게 말하면서도 눈빛이 반짝이는 친구들이 너무 좋다. 서로 모종내서 나누자고 어떤작물을 심을거냐고 물어보는것이 즐겁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 더 농사를 잘 짓고 싶다. 

이제는 사진으로만 남은 버드나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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