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마당계획
봄준비를 하겠다고 맘먹고 또 뭔가를 한지도 꽤 되었지만, 그래도 아직도 마당에 치울것도 많고 준비해야할 것도 많다. 치우는건 다음으로 미루고 일단 식재계획부터 여러번 세워본다. 봄 준비의 과정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정인 이 계획세우기는 올 한해 무엇을 심을지, 무엇을 포기할지 계속 고민하게 되고 그러면서도 더 욕심내게 되는 묘하고 즐거운 과정이다. 지난번에 그린 식물 심기 약식 지도와 상관없이 또 그리고 또 그리면서 올해 내 텃밭을 상상해본다.
텃밭을 상상하는것도 씨앗 상자에서 심을 씨앗을 나래비 세워보는것이 봄을 맞이하는데 가장 즐거운 일이라면, 한해를 통틀어 좋은것은 흙을 밟고 마당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일것이다. 화가날때, 무기력할때, 흙을 밟고 자라나고 있는 풀을 보는것은 그 어떤것보다 즐거운 일이다. 더 행복하기 위해서 마당정리를 잘 하는것이 중요한데, 지난 겨울동안은 화분이나 마당에 풀들을 위해 짚푸라기를 깔아두었기때문에, 봄에 이런것들을 모두 정리하는것도 중요한 과정이 될것이다.
마당에 나오면 참새들이 경계를 하면서도 나무가지 끝에서 나를 관심있게 바라본다. 집에 있는 묵은 곡식을 종종 뿌려주기 때문인데, 요즘 동네에 그 많던 논들이 다 건물로 바뀌고 있는 중이라 애들이 살곳도 먹을것을 찾기도 쉽지 않아지는것 같다. 먹이를 너무 많이 놔두면 까치같은 큰 새들이 오기때문에 적당한 양을 잘 뿌려두는것이 중요하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참새뿐만 아니라 박새, 오목눈이 소리도 들리는것 같다. 귀여운 오목눈이가 올해 우리집에 많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촘촘하게 텃밭을 관리해보고 싶어서, 전처럼 대강 공간을 눈대중으로 정리해서 하는것보다는 좀 더 제대로 구획을 만들고 싶었다. 판넬로 텃밭구획을 정확히 나누고, 흙을 채우기로 했다.
마당의 땅이 기울어져 있어서 생각보다 흙이 많이 필요했다. 일단 그로우백에 남아있는 흙들을 텃밭 구획에 붓고, 흙살림에서 구입해두었던 균 배양체를 충분히 섞어두었다.
그로우백은 따로 흙을 사서 담고, 키울 채소들을 잘 구분해보려고 한다.
뭘 심을지 모든 구획의 작물을 정확하게 결정하지는 못했다.
주변의 텃밭친구들이 따뜻한 날씨가 되면 종종 모종나눔을 해줄걸 알고있기때문이다. 하지만 구획을 잘 나누고, 꽃을 심을곳과 채소, 허브를 심을 곳을 나누어 두고 마당준비를 하는것은 중요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 더 농사를 잘 지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