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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나를 다독이는것이 중요한 시점

by Vegit

일을 하다보면 짜증이 나다가 조금 괜찮았다가 다시 이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거구나를 깨달으면서 우울해지곤 한다. 지금이 쪼끔 그런 상태다.


나는 결과물을 보여주는 사람이니, 상상으로 이야기 한걸 어떻게든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들게 그려내야 한다. 영상이면 가능하지만 그림으론 불가능한것, 나는 별로 예쁘다고 생각지 않는데 계속 봐온것이 그런것이라 기준이 그런 상황인것, 재료는 부실한데 완성도는 높아야 하는 일들.이러다보니 자꾸 욕심이 생기고, 욕심만큼 안되는것 같으니 우울해고, 또 이 마음이 일에 방해될까봐서 우울하지 않으려 몸부림친다.


시간은 자꾸가고 일의 진척은 늦고..


이번엔 규모가 큰 일이라 그런지, 압박감이 더 크고, 큰 만큼 고민이 많아진다.

추워진 날씨에 감기기운까지 있어서 뭔가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해야하는데, 일을 하다보면 시간이 너무 늦고 그러면 새벽 수영시간을 놓치고.. 이번달에는 수영등록을 해놓고 한번도 못갔다. 이러려면 수영복은 왜 산거지? 뭐 늘렁이는 날이 있었으니 바쁜날도 있는거지.


맨손체조를 하면서 묵지근한 머리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명상을 했다.

명상은 참 이상하다. 그저 별일 아니다- 생각하고 숨을 고르는것만으로 뻑뻑한 머릿속이 가벼워지는 기분.

자기전에 그리고 일어나서 명상을 한것이 몸의 증상에도 도움을 주었다. 숨쉬기가 더 편해졌고 집중력도 더 좋아진다. 머릿속에 정말 무거운 무언가가 있구나 느껴지기도 하고, 내가 나를 조절하는것이 정말 필요하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우울감의 가장 큰 문제가 집중하지 못한채로 불안감만 쌓이는것이다.

이렇게 나만 우울한것 같은, 나만 멈추어 있는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 시작하면 불안해지고 나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집중하지 못한채로 시간을 보내고, 마음은 하루종일 바빴던것 같은데 무언가 일은 잘 안된다. 불안하면 다른것을 자꾸 찾게되고, 그러다보면 결과물없이 시간만 허비하게 되기도 하니까 우울과 불안은 건강에도, 결과에도 좋지 않은 감정이다.


사실 누구나 조금 우울하고 조금 기쁜 삶을 살고있을텐데, 우울감이 커지면 자꾸만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지?" 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한테만 그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다.

우리 모두 조금씩 어떤날은 조금 용량이 높고, 어떤날은 기쁨의 용량이 높게 살아간다.

그저 내가 이 일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매일 어떻게 해가고 있는지에 따라 그 다음날의 컨디션이 달라진다. 이걸 알면서도 나한테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걸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갈등하고 고민한다. 나도 그냥 사람이니까.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이라서 좋다.

우울함을 이겨내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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