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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git Jul 02. 2017

개가 자꾸 버려진다.

동물유기범들은 지금 무엇을하고있을까

오늘 잠시 설이의 사료를 사러나가는 길에 저쪽에서 푸들 한마리가 길을 걷고있는것을 보았다. 

요즘 동네 인터넷까페에서 푸들의 주인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2-3년전쯤 푸들이 유행했다는 증거겠지. 작년에는 비글들이 돌아다녔고, 봄쯤에는 하얗고 털이 긴 개들이 돌아다녔다.유행하던 개들이 2-3년쯤 지나면 들개가 되곤한다. 동물을 키우다 지치는 시점이 그즈음인듯하다. 


고양이는 그 시점이 좀 더 빠르다. 왜냐면 발정기때문이다.

10만원, 20만원 돈이 아깝고, 병원에 데리고 다니는 것이 귀찮은 사람들은 애들이 우니까 창밖에 풀어줬는데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걔들은 원래 자연에 사는애들이었을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길에서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따라오는 고양이들을 보거나, 사료를 단번에 알아보고 먹는 애들을 보면 기분이 이상해진다. 

쟤들은 사람이랑 살았구나.


누구나 무엇이든지 귀찮아 할 수 있다. 어떤땐 나 자신이 귀찮아지는때도 있다. 밥먹기도 싫고, 생각하기도 싫은 기분. 난 자주 그러니까 그 기분을 모르진 않지만, 그래도 나만 믿고 있는, 오로지 내 의지로 데리고 온 생명체를 길에 그냥 내보내는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떤 사람은 내가 즐겁기 위해 데려왔으니, 더이상 즐겁지 않으면 당연히 그럴수있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아빠는 산을 오를때 예쁜꽃이 있으면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지도 말라고 하셨다. 보고있으면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싶고, 손가락을 쓰면 만지고 싶고, 만지면 따고싶기때문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따면 그 꽃은 시들고, 시들면 버려지게 되는데, 생명은 그리 함부로 해선 안되는거라고 하셨다. 그 말이 계속 생각난다. 책임지지 못할 욕심은 부리지 말라는 말씀, 아빠는 지나가며 하신 말씀이지만 나는 그말을 계속 생각한다. 


강변북로에 버려진 강아지를 구조한적이 있다. 어리고 나쁜버릇이 잔뜩 든 귀여운 강아지. 사람이 그렇게 만들고는 그게 싫다고 버려버린것이다. 그리고 그사람은 또 어리고 귀여운 강아지를 사서 또 나쁜 버릇을 가르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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