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 농사기
봄이 늦은 북쪽 땅, 우리 집은 특히 봄이 늦어서 오늘 아욱과 자소엽, 붉은 꽃 완두 씨를 심었다.
붉은 꽃 완두 씨앗은 세알씩 땅에 넣고 살짝 흙을 덮어주고 물을 주었고, 아욱과 자소는 한 줄씩, 이미 물을 주고 난 땅을 갈고리로 살살 뒤집어서 줄 뿌리기를 하고 흙을 아주 살짝만 덮었다. 매일매일 물을 주고, 해와 흙이 제 역할을 해주면 좋은 결과가 있겠지? 제발 올해는 씨뿌림의 재미, 기다림의 재미만 주지 말고 수확의 재미와 맛의 재미를 꼭 꼭 느껴보고 싶다!
남들은 다 잘 키우는데 나만 못 키워
작년에 심었던 아이들은 다 시들시들했다. 전에 말했던 것처럼 흙이 힘이 없는 게 큰 이유였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해본다. 사실 원인을 찾으라면 몇 가지가 더 있다. 해가 묘하게 안 드는 느낌이 있는 집이라 - 쨍한 햇빛 아니면 그림자 - 아이들이 적응하는데 쉽지 않았을 거 같고 또 농부가 초심자라서 뭘 어떻게 언제 해줘야 할지 모르는 것도 문제였다. 애플민트는 작년에 심었던 모종에서 씨앗이 떨어졌었는지, 새로 땅에서 자라고 있어서 더 심지는 않았고 바질은 근처 흙에 흩뿌리기를 해두었으니 때가 되면 싹이 보일 거라고 믿어본다.
상추와 배추, 다른 푸성귀용 채소들은 오늘 오후에 모종판에 씨를 뿌려서 키워볼 생각이다. 작년처럼 모든 씨앗이 다 실패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루꼴라와 고수, 허브들도 곧 하루 저녁 불려서 그로우백에 심을 예정이고.
윤임 샘한테서 얻어온 토종 부추와 솔부추 모종을 심었으니 오늘 농사는 대략 마무리.
씨앗들아! 힘을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