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아픔을 씻어내는 달

by 해성




2월은 마무리가 어울리는 달이다. 음력 설날을 챙기는 우리는 보통 이때 지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 한국 학교에 다녔다면 학년이 끝나거나, 졸업을 축하한다. 겨울의 끝인 것만 같아 겨울옷을 정리하다가 꽃샘추위에 심하게 당하기도 한다. 내 직장은 3월에 진급하거나 연차가 들어오는 등 많은 것을 시작하기에 2월은 리셋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2월은 시간이 빨리 간다. 실제로 2월은 28일(윤년 29일)로 짧다. 뭐라도 정리를 하려고 하면 한 달이 훌쩍 끝나버린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모자란다. 그동안 너무 아파 회사 생활을 제대로 못 해 뒤처져가는 나를 보는 것 같아 서글프다.


2월(February)은 원래 별도의 달 없이 날짜를 계산하지도 않던 시기였는데, 로마에서 2월을 새로 만들며 'Februa'라는 정화 의식을 하는 시기라 정화의 달로 명명했다. 그리고 1년을 365일로 만들 때 7월은 시저, 8월은 아우구스투스를 기념하기 위해 각 달을 31일로 만들면서 2월은 계속 모자란 달로 남았다. 태생부터가 불쌍하다.

KakaoTalk_20250124_212947882.jpg

많은 것을 마무리하고 다시 출발을 준비하기에 28일이라는 시간은 분명 짧고, 빠듯해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시작은 모든 것의 끝에서 생겨나기에 3월과 연결해 보면 마냥 슬픈 일도 아니다. 서글펐던 마음이 조금은 위로받는 듯하다.


내게 25년의 2월은 다시 걷는 첫걸음에 가깝다. 24년 하반기엔 몸과 마음이 모두 무너져 제 기능을 못 했기에 일을 쉬며 치료를 받았고, 회복이 더 필요하지만 이제 그 시간을 뒤로하고 출퇴근하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실, 아직 바깥의 상처만 살짝 덮어놨기에 세상으로의 복귀가 무섭다. 수술 부위도, 깊은 마음의 상처도 한 순간에 단단하게 회복할 수는 없기에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꾸준히 연고를 바르듯이 나를 믿으며 새살을 돋아나게 해야 하는데, 다시 고통을 마주해 나를 잃어버릴까 두렵다.


그렇지만 2월은 정화의 달이기에 나아질 것이란 희망을 품고, 아픔을 씻어내어 일상으로 무사히 돌아가는 28일의 시간을 기대해 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