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그적, 널부렁

침대가 좋아요

by 해성

내가 가장 잘 드러나는 확실한 곳은 사는 공간이 아닐까? 공간은 일단 편해야 제맛이다. 편안해야, 내 삶을 쉬어가고, 또 살아갈 수 있다. 가장 편하게 쉬기에는 역시 눕기 좋은 침대가 우선이다. 그러고 보면 침대는 일단 쉬어야 하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대한민국의 전통은 온돌에서 요를 깔고 자는 것이지만, 요즘 사람들의 집 침실에 침대가 없는 경우는 보기가 힘들다. 놀러 가서 밤을 보내야 하는 숙박업소도 잠자리가 좋아야 평이 좋다. 다만 병원의 병상은 그리 편하지 않다. 마음대로 각도는 조절할 수 있지만 막상 몸을 제대로 피고 쉴 수가 없다. 가장 편안해야 할 곳 같은데 아이러니하다. 아무튼 사람이 누울 수 있는 작은 네모 상자가 있는 내 방으로 돌아와 보자.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중 하나는 안정된 공간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인데, 그중 침대 위 따뜻한 이불속에 널브러져서 뭉그적거리는 시간은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휴식이다. 빔프로젝터로 좋아하는 영상을 틀어 놓고 맥주 한잔을 하고 있으면 이 시간이 더 행복해진다. 드라마나 유튜브를 보기에도 피곤하면 눈 내리는 풍경이나, 모닥불, 빗소리와 같은 ASMR을 틀어놓고 멍 때리기도 한다. 몸은 누워서 쉬고 있지만, 막상 머리는 계속 돌아가게 하면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으니 가만히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 정말 일상의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누워있기만 해도 행복하니 무얼 더 바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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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침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푹 자는 것이다. 요즘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왔는데, 의사의 처방은 '잠을 잘 자야 한다'라는 것이다. 그만큼 인간의 건강에 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내 침대 위의 언제든 기댈 수 있는 쿠션과 춘식이 들은 나의 숙면을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를 담고 있다.


내 공간 안에 가장 큰 크기를 차지하는 침대는 편히 뭐든 감상하다가 잠들 수 있는 곳, 가장 필요한 쉬는 공간이다. 그리고 일어났을 때 어떤 것이든 꿈꿀 수 있는 곳, 내 삶의 공간이다.


오늘 밤도 편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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