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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책한잔 Mar 01. 2021

평생 재산이 되는  독서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

20대 학원강사를 했어요. 100점을 맞게 할 수 있지만 가르쳐 줄 수 없는 것이 있어요. 독서예요. 독서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해요. 매일 TV를 켜놓고 책을 읽어라? 가능할까요.

초등학교 다닐 때 부모님이 식당을 하셨어요. 손님을 위한 TV가 계속 틀어져 있었지요. 밤이 되면 불판에서 찌글찌글 삼겹살이 오그라들었어요. 상 밑에 소주병이 뒹굴고 재떨이에 담배꽁초가 무말랭이처럼 비틀어져 있었지요. 그 옆에서 동생과 붉은색 담요를 덮고 잠을 잤어요. 평일은 학교에 갔지만 주말은 식당이 아닌 곳에서 시간을 보냈어요. 아버지가 손에 돈을 쥐어 주며 말씀하셨어요.

"서점에 가서 네가 읽고 싶은 책을 사와라."

서점에 있는 책은 하늘에 있는 별의 수만큼 많았지만 살 수 있는 책은 단 한 권이었어요. 신중히 살펴 한 권을 사야 했어요. 그때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책이 눈에 들어왔어요.

'부모님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이고 서점에 있는 사람도 다 사람인데 이들은 무엇으로 살아가지?'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 책 한 권으로 알 수 있다면 손에 쥔 돈이 아깝지 않을 것 같았어요. 책을 사들고 갔을 때 아버지는 책 장을 펴고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책을 사면 맨 앞 장에 책을 산 날짜와 장소 왜 이 책을 읽고 싶었는지 써 놓아라. 그럼 나중에 큰 재산이 될 거야."

돈이 될 거라는 말이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내가 쓴 글씨가 어떻게 재산으로 될까? 돈 벌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 장보고 밤까지 장사해야 해야 하는데 글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어린 나이 돈에 대한 욕심이 컸던 것일까요? 책을 살 때마다 첫 장에 글을 썼어요.
서점에서 처음 산 책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덮었을 때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인데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식당에 찌든 냄새를 맡으며 달을 보며 물음을 던졌어요. 매일 켜져 있는 TV보다 인생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찾기 위해 생각했어요.

'나는 누구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학창 시절 질문에 대한 답은 교과서에서 찾아볼 수 없었지만 마흔이 지난 지금, 살아가며 배우고 있어요.

아이가 책을 읽기 바라시나요? 가장 빠른 지름길은 부모가 책을 읽는 것이에요.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책을 왜 읽어야 하는 스스로 질문하는 것이에요. 그럼 평생 재산이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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