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하며 3kg 득근한 이유
요가하면 운동 안된다고? 말싸움으로 한 판 붙자. 그런데 아직 3kg밖에 득근 못한 쪼랩이라 몸으로는 안된다. 요즘은 홈수련을 주로 하고 있지만, 가끔 집중반 수련에 가서 몸을 진하게 풀어주곤 하는데 유튜브에 홈수련으로도 괜찮은 구루들이 많다 보니 나쁘지 않다. 득근 3kg 이후에도 계속해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중..
삼일 내내 아랫배를 꼭 잠구는 우디야나 반다를 생각하며 힘을 줘서 그런가, 아니면 아쉬탕가를 하며 자비 없는 5번 연속의 나바아사나 덕분인지 어제는 꼭 임신했을 때 배가 뭉친 것 같은 느낌의 근육통이 세게 왔다. 그대로 자는 건 이 뭉친 근육에 대한 아닌 것 같아서 예전에 밸런틱 전문 강사님께 배운 배근육 푸는 법으로 시원하게 풀고 잠들었다. 골반뼈 바로 위 배꼽 아래에 블록 위에 얹은 밸런틱을 위로 몸을 뉘우면 엄청난 고통과 함께 숨쉬기도 힘든 곤란함에 빠진다. 그런데 한참을 그 자세로 숨 쉬려 노력하다 보면 마치 쉬야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회음부 밑으로 뜨거운 온기가 느껴지는데, 그게 아랫배 주면에 뭉쳐진 혈들이 내려가는 느낌이란다. 그 느낌이 좀 거지 같으면서도 좋다. 그리고 신기하게 그 느낌을 몇 번 겪다 보면 뭉친 것 같은 배의 통증도 마법처럼 사라진다.
정통요가도 좋지만 현대에 만들어진 테러피, 교정요가나 음악의 선율을 타고 춤추듯이 수련하는 빈야사와 플로우 요가도 병행하면 리프레쉬되는 느낌이다. 하나의 요가만 하면서 편식하는 것보다 이것저것 기분이나 그날의 에너지에 따라 골라서 홈수련을 할 때에는 내 몸이 원하는 대로 하는 게 어떤가 싶어 이것저것 함께 시도 중이다. 원래 중국집에서도 잡탕밥이 제일 맛있는 거 아니냐고!
가끔 수련하다 담이 세게 올 때에는 정형외과나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곤 한다. 뭘 하다 이렇게 됐냐 물어서 요가를 한다고 하면 의사들은 대부분 혼낸다. 요가하는 몸이 이게 뭐냐, 요가하면 교정되는 거 아니냐 근데 본인은 거북목과 측만증이 심하다. 근육통 있을 땐 요가하지 말아라. 눼눼 저도 아는데요. 거북목과 측만증은 더 심했는데 좋아져서 그 정도고요, 근육통은 요가로 풀어야 해요. 게다가 건강검진 센터에서는 ‘어떤 운동을 하시나요?’라고 물을 때 ‘요가’라고 답하면 비웃음을 사기 마련.. 대부분은 이런 반응이다. ‘그게 운동이 되나요?’
그럴 때마다 ‘닥치세요. 선생님이 대체 뭘 알죠?’라고 되묻고 싶다. 요가의 종류는 정말 많기 때문에. 그중에서 아쉬탕가나 빈야사는 이게 과연 내가 알던 요가가 맞나? 할 정도로 요가를 잘 모르는 사람이 처음 접하고 나면 충격과 공포에 빠질 수 있기 딱 좋다. 빠르고, 유연함은 물론이지만 근력이 충분히 받쳐줘야 하기 때문에. 몸이 흐물한 사람에게 정말 추천하고 싶은 요가이자 체력 증진을 빠르게 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아묻따 하라고 말하고 싶은 요가이다.
2년 넘에 요가 수련을 하면서 종합선물세트로 모든 수업이 다 있는 요가원을 다녀서 강도 높은 플라잉, 빈야사, 아쉬탕가, 하타 위주로 수련하다 보니 근육이 시나브로 붙기 시작했다. 식단 조절은 1도 하지 않은 채 밤이고 낮이고 빵 떡을 달고 살던 나는 단순이 몸이 커져서 살이 쪘다고 생각했는데, 인바디를 해 보고 그것이 살이 아니라 근육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3.5킬로 쪘는데 그 몸무게가 온전히 근육..? 그럼 살찐 이 기분은 무엇 때문인가? 입던 옷이 맞지 않기 시작했고 (주로 상의 위주) 입던 브라탑의 흉통이 조이기 시작했는데, 생각해 보니 살이든 근육이든 어쨌든 3.5킬로가 붙었다는 건 체급이 좋아졌다는 뜻이잖아..? 요가하면 요가 강사님들처럼 날씬하고 탄탄한 몸이 될 줄 알았는데 현실은, ‘응, 그냥 근육몬’이 되어 버렸다.
홈수련을 하다 보니 핸즈온을 못 받는다는 단점을 보완하고자 같은 위치 같은 곳에서 매일 영상을 찍기 시작했는데, 이걸 다시 리플레이하면서 내 눈에 마귀가 끼기 시작한다. 내가 내 몸을 대상화하는 것이다. 뭐야 완전 <서브스턴스> 엘리자베스 아니냐, 나는 수가 되고 싶다...! ‘어깨가 너무 넓잖아. 배가 흘러내리네. 허리는 통짜잖아.’ 내 몸을 평가하는 나의 눈은 미디어에서 반복되는 이상적인 여성의 몸과 나를 비교하고 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시추에이션인가..
요가는 그런 게 아니다. 외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바디 쉐잎을 하기 위해서는 필라테스나 헬스장을 가야 한다. 요가는 몸의 형태, 아사나의 추구가 아니라 마음공부이다. 수련이자 수행. 내가 가리지 않고 실컷 먹고 만든 결과물이다. 그렇게 얻은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근육을 보며 스스로 대상화를 하다니. 그래도 다행인 점은 최근 매일 새벽 108배를 한 뒤로 약간 몸이 슬림해졌다. 요가 수련에도 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빵으로 쌓인 셀롤라이트와 그 빈틈으로 자라나던 무시무시한 근육들이 뭉쳐 딴딴해진 내 몸이 조금씩 유연해져서 가동범위가 오히려 늘어나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홈수련을 한다면 내 몸을 관찰하는 '관찰자'가 될 텐데, 아사나의 성장 유무를 관찰하는 것보다 몸을 보는 이 과정이 더 지난한 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요가는 인생이니까. 수련을 통해 내 인생의 방향도 바뀌는 거니까. 이번 일을 기점으로 좀 더 정갈한 음식을 먹고, 채식을 가까이하는 삶으로 한 걸음 더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응 그렇지만 지금 빵이 너무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