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의 리추얼 Pt. 2
내 인생 태초에도 말이 있었다.
비록 거짓이었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말이기에
‘진실이 틀림없어,’ 끄덕이면서
억울한 마음을 짓누르고
나에 대한 거짓말을 통째 삼켰다.
너는 이상해. 당해도 싸.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주제를 알라고.
네 까짓 게 그래 봤자 소용없어. 이기적인 것 같으니.
결국 주입식 교육은 성과를 거뒀다.
이후 세상에 나가 이상한 사람들을 만났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던져온 말들은
네 모습과 거리가 먼 거짓이라고
너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나를 흔들어 깨웠다.
의아한 그들의 말에 마음을 기울일수록
새로운 초점이 내 안에 또렷해졌다.
유일신처럼 붙들어온
나에 대한 거짓들을 의심하며
알게 되었다.
나를 속속들이 안다던 사람들은
내 마음의 평화와 희로애락에 무심하다는 것과,
가슴에 선명한 내 삶의 기준이
흔들리는 나를 등대처럼 우뚝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듣는 이의 의아한 눈초리를 뛰어넘고 다가가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에요’라고 말해주는
이상한 사람이 될 용기가
나에게도 있다는 것을.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너 자신을 보라는 뜻이었다.
대충 말고 자세히
휘리릭 말고 차분차분
어쩌다 말고 날마다.
거울에 비친 모습 말고 거울이 놓친 모습과
세상에 보여온 표정 말고 나도 처음 보는 내 눈빛을 마주할수록
나에 대한 진실이 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