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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케미걸 Nov 24. 2021

나에 대한 거짓말을 탐지하는 리추얼

몬스터의 리추얼 Pt. 2




내 인생 태초에도 말이 있었다.

비록 거짓이었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말이기에

‘진실이 틀림없어,’ 끄덕이면서

억울한 마음을 짓누르고

나에 대한 거짓말을 통째 삼켰다.


너는 이상해. 당해도 싸.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주제를 알라고. 

네 까짓 게 그래 봤자 소용없어. 이기적인 것 같으니.

결국 주입식 교육은 성과를 거뒀다.


이후 세상에 나가 이상한 사람들을 만났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던져온 말들은

네 모습과 거리가 먼 거짓이라고

너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나를 흔들어 깨웠다.


의아한 그들의 말에 마음을 기울일수록

새로운 초점이 내 안에 또렷해졌다.


유일신처럼 붙들어온

나에 대한 거짓들을 의심하며

알게 되었다.


나를 속속들이 안다던 사람들은

내 마음의 평화와 희로애락에 무심하다는 것과,

가슴에 선명한 내 삶의 기준이

흔들리는 나를 등대처럼 우뚝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듣는 이의 의아한 눈초리를 뛰어넘고 다가가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에요’라고 말해주는

이상한 사람이 될 용기가

나에게도 있다는 것을.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너 자신을 보라는 뜻이었다.

대충 말고 자세히

휘리릭 말고 차분차분

어쩌다 말고 날마다.


거울에 비친 모습 말고 거울이 놓친 모습과

세상에 보여온 표정 말고 나도 처음 보는 내 눈빛을 마주할수록

나에 대한 진실이 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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