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5년 계획으로 차곡차곡 플래너를 채우며
누가 봐도 야무지고
어디서나 당당하게 살자 싶었다. 그러나
급정거하듯 마주친 삶은
계획이나 생각과
딴판이 되고 말았다.
남 일 같던 우려들
누군가의 마음고생
'저런 일도 다 겪는구나' TV 화면에 대고 혀를 차던 유명인의 산전수전이
고스란히 살을 파고 들어와버렸다.
'아모르 파티'
운명을 사랑하자니 마음을 우뚝 세울 기운이 없다.
다만 가능한 것은
한 치 앞 저 너머를 볼 수 없기에
허공에 걸린 시선과 마음을 오롯이 불러 모아
한 치 앞 속에 흔들리는 알맹이부터 사랑하는 일.
용케 이 자리를 딛고 서있는 두 다리와
당장 내 손에 쥔 것과
지금 여기를 살아내고 있는 나를
아스라한 운명보다 단단히 부여잡고
오늘, 비긴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