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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케미걸 Dec 02. 2022

[2] 한 치 앞을 사랑하는 날




3년 5년 계획으로 차곡차곡 플래너를 채우며

누가 봐도 야무지고

어디서나 당당하게 살자 싶었다. 그러나

급정거하듯 마주친 삶은

계획이나 생각과

딴판이 되고 말았다.


남 일 같던 우려들

누군가의 마음고생

'저런 일도 다 겪는구나' TV 화면에 대고 혀를 차던 유명인의 산전수전이

고스란히 살을 파고 들어와버렸다.


'아모르 파티'

운명을 사랑하자니 마음을 우뚝 세울 기운이 없다.


다만 가능한 것은

한 치 앞 저 너머를 볼 수 없기에

허공에 걸린 시선과 마음을 오롯이 불러 모아

한 치 앞 속에 흔들리는 알맹이부터 사랑하는 일.


용케 이 자리를 딛고 서있는 두 다리와

당장 내 손에 쥔 것과  

지금 여기를 살아내고 있는 나를

아스라한 운명보다 단단히 부여잡고


오늘, 비긴 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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