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이 적어지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덕분에 특히 화장품 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우리보다 코로나 상황을 먼저 수습한 중국도 예외는 아니었으니, 작년 말 중국 화장품 시장은 -5% 성장으로 마감을 하였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생활필수품처럼 여겨지는 기초 화장품보다 부가적인 소비 품목인 색조 화장품 카테고리에서의 역성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재밌는 것은 코로나 시대에 역성장일지라도 메이크업 제품은 꾸준히 팔리고 있다는 것.
"바이러스 기간인데, 너네 왜 아직도 화장해?"
라는 재밌는 질문이 바이두의 지식인 知乎에 올라왔다. 중국 여성들은 뭐라고 답했을까.
첫 번째 답: "리자치 일자리 안 잃게 하려구 (为了不让李佳琪失业)"
※ 중국 왕홍 립스틱 오빠 리자치에 대한 팬심이 드러나는 대답(웃음)
두 번째 답: "행인 느낌에서, 마스크를 껴도 여신이 될 수 있어 (让你戴上口罩也是女神)"
세 번째 답: "코로나 전에 집에 있을 때도 화장했었어. 자기가 좋으면 그만이지. 자기 자신을 즐겁게 해 주잖아
(自己开心就好啊!为悦己而容嘛!)"
바이두 지식인 知乎에서 발췌한 코로나 시대에 왜 화장을 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들
그렇다. 아예 바깥을 안 나가면 모르겠지만, 우리는 회사도 가야 하고 쇼핑도 하러 나가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쓰더라도 화장을 하고 쓰는 것과 안 하고 쓰는 것은 천지차이!
안경을 쓰는 날에 눈 화장을 더 곱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스크 시대에도 우린 화장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마스크를 써도 지워지지 않고 오래 지속되는 메이크업이 필요한 것이다.
화장하는 게 좋아서, 마스크를 껴도 화장한 얼굴이 더 이뻐서, 리자치 일자리를 보장해 주기 위해 등등 수많은 이유로 화장을 못 잃는 중국 여성들 사이에서 최근 몇 년간 유행하는 중국의 마스크 시대 화장법에 대해 알아보자.
샌드위치 화장법(三明治定妆)
이름부터 귀여운 샌드위치 화장법
마스크를 쓰면 제일 신경 쓰이는 것은 다름 아닌 메이크업 지속력. 화장이 묻어나서 마스크가 더러워지거나, 화장이 얼룩덜룩하게 지워진다면 외출했을 때 그만큼 신경 쓰이는 것은 없을 것이다. 메이크업의 지속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 여성들 사이에서 회자가 된 것이 바로 '샌드위치 화장법'이다.
샌드위치 화장법이란, 메이크업 픽서, 파우더, 파운데이션 등을 활용해 피부가 번들거리지 않고, 메이크업이 고정이 되게끔 하는 화장법을 의미한다. 햄, 치즈, 야채가 겹겹이 쌓아진 샌드위치를 떠올려보면 쉽게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베이스 메이크업 전 메이크업 픽서를 한 차례 뿌려 촉촉하게 만든 뒤, 메이크업 픽서와 함께 파운데이션을 발라 1차로 피부 메이크업을 한다. 그 뒤에 다시 메이크업 픽서를 뿌려 고정을 시키고, 그 위에 파우더를 얹혀 유분기를 잡아주고, 그 뒤에 한번 더 메이크업 픽서를 뿌려 화장을 고정해 준다.
사람마다 사용하는 제품에는 차이가 있어, 어떤 사람은 파운데이션 대신 쿠션을 사용하기도 하고, 파우더 팩트 대신 가루 파우더를 사용하기도 한다. 어떤 것을 사용하든지 간에 중간중간 메이크업 픽서를 뿌려 고정시키는 것이 핵심! (샌드 위치 중간중간에 치즈나 햄을 껴넣듯이)
컵에 묻어나지 않는 강력한 틴팅 효과(唇釉不沾杯)의 립 틴트
재미있는 소비자 조사 결과가 있다. 마스크로 인해 립 카테고리의 매출은 역성장을 찍고 있는데, 그 와중에 제품 경험률은 증가한 립 카테고리가 있다는 것! 바로 립 틴트 유형이다. 코로나 이전에도 틴팅 효과가 좋은 틴트에 대한 니즈가 Gen Z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었는데, 코로나 이후 그에 대한 니즈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립스틱이 강세인 시장이었는데, 립 틴트의 경험률이 홀로 증가하는 것을 보면 굉장히 놀랍고도 재밌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니즈가 반영되어 샤오홍수에서는 唇釉不战杯라는 키워드가 핫하다. 唇釉는 틴트, 不沾은 더하지 않다, 杯는 컵이라는 의미로, 번역을 해보자면 '컵에 안 묻는 립 틴트'라는 뜻이다. 마스크를 쓰고 립을 바르면, 고정력이 없는 제품의 경우 마스크에 묻기 마련이다. 끈적거리는 텍스처의 제품이라면 질척거리며 묻게 되니 그야말로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소비자의 고민을 기반으로, 제품 리뷰를 하는 왕홍들 사이에서 컵에 입술을 찍어 보여주는 리뷰가 성행하고 있고, 내용물이 묻어나지 않는 틴트는 입소문에 힘입어 흥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립 틴트 유형으로 빛을 보려면, 무조건 틴팅 효과를 신경 써야 할 것!
아이 메이크업으로 화룡정점
올해 2월 출시 된 퍼펙트 다이어리의 새로운 동물판 아이섀도우 팔레트 <두루미>
올해 1월 출시된 화서자의 새로운 아이섀도우 팔레트, 그를 활용한 KOL의 메이크업 룩
모두가 마스크를 쓰는 시대에 포인트를 주려면 어디에 주어야 할까? 마스크를 써도 가리지 않는 곳, 바로 눈이다. 특히 아이섀도 카테고리의 구매량 증가가 눈에 띄는데, 코로나 이후 잠시 주춤했던 성장세가 다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 퍼펙트 다이어리나 화서자와 같은 로컬 브랜드를 중심으로 아이섀도 팔레트 출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 아이섀도 팔레트의 메인 브랜드인 퍼펙트 다이어리는 또 다른 동물판 아이섀도 팔레트를 출시했다.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 동물인 두루미를 모티브로 고대의 메이크업을 재현해낸 <丹顶鹤(두루미)> 팔레트가 그것이다. 두루미 머리 부분의 흰색 깃털과 붉은 깃털의 조화를 메이크업 룩으로 풀어낸 것이 중국스러우면서 독특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다.
작년에 출시한 <백조조봉> 아이섀도 팔레트가 크게 흥한 화서자가 올해 1월에 출시한 제품은 바로 중국의 특산품인 부채 모양 패키지에 담은 <洛神赋(낙신부)> 아이섀도 팔레트이다. 패키지 모양뿐만 아니라, 내용물 하나하나에 <낙신부> 이야기를 그려낸 각인 수준이 또 한 번 놀랍다.
중국의 아이섀도 시장은 특히 매스 브랜드와 로컬 브랜드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나 중국의 문화를 담아낸 로컬 브랜드의 아이섀도 팔레트는 팬들의 다양한 메이크업 룩을 양산하고 있다.
코로나 2년 차. 예상했던 것처럼 메이크업 카테고리는 매출이 많이 빠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등하고 있는 제품들이 있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마스크에 묻지 않는 페이스 메이크업과 립 제품, 마스크에 영향받지 않는 아이 메이크업까지. 코로나 마스크 시대에도 자기를 표현하고 싶은 코덕들의 니즈를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