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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Aug 10. 2022

남프랑스에서 만난 첫 모로코 와인과 음식

프랑스 와인 미식 여행 3탄: 아비뇽 모로코 음식점 Le Riad


해외여행을 가서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음식을 경험해 보는 것을 좋아한다.

모로코 레스토랑도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자는 취지로 방문했다.

모로코는 과거 스페인과 프랑스에 나뉘어 점령당하기도 했었고, 프랑스 남부 특히 마르세유에는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많아 프랑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프랑스 남부에 들리면 꼭 아프리카 전통 음식, 특히 쿠스쿠스와 타진을 먹어보아야 한다고 해서 Le Riad라는 모로코 레스토랑에 들리게 되었다.





모로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마치 모로코에 여행 온 것 같은 느낌을 낼 수 있는 이곳.

곳곳에 이국적인 패턴의 패브릭 포스터가 걸려있다.



#따뜻한 애피타이저

한그릇 마셨더니 식은땀이 폭발해요


애피타이저로 고른 음식은 셰프의 오늘의 수프.

사실 여행 중 계속 더위 먹고 장염 걸려서 속이 좋지 않았는데, 이날 셰프의 수프 한 사발 먹고 갑자기 땀이 쫙 나더니 많이 괜찮아졌었다.
양고기 육수에 당근, 샐러리, 호박 등을 간 수프였는데 양 육수라 그런가 보양의 느낌이 물씬 들었다.



#아프리카를 닮은 와인

첫 모로코 와인, 제가 한번 마셔보겠습니다


본격 음식을 먹기 전에 와인으로 목을 축이기로 했다. 와인 리스트를 보다가 어떤 음식이 모로코 음식과 맞을지 몰라 주인분께 여쭤보았는데, "프랑스 와인을 찾나요, 모로코 와인을 찾나요?"라고 묻는 그녀.

남아공 와인이면 몰라도 모로코 와인은 마셔본 적이 없어 살짝 주저했지만, 떼루아가 같은 음식과 와인의 궁합은 의심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어 모로코 와인을 주문하게 되었다.


Domaine de Khmis Boulaouane Cabernet Sauvignon - Merlot
첫 모로코 와인! 아주 직관적인 와인. 잘 익은 딸기, 블루베리 등의 과실이 아주 직관적으로 다가오고, 텍스처는 목 넘김이 좋은, 매우 마시기 쉬운 텍스처다. 다 마시고 난 뒤의 피니쉬는 살짝 건조한 느낌이 들어 아프리카의 날씨가 연상되었다.



#본격적으로 식샤를 합시다

모로코 쿠스쿠스. 콩고물같은 세몰리나가 인상제


각 아프리카 국가마다 쿠스쿠스의 형태가 다르다고 하는데, 모로코의 쿠스쿠스는 저 콩고물 같이 생긴 세몰리나 알갱이라는 것을 밥으로 삼아. 국물을 살짝 뿌리고 여러 야채, 고기들을 얹어 먹는 음식이었다.


국물요리 타진. 마치 닭백숙 같아요


타진은 국물이 있는 요리였는데, 그 안에 닭고기랑 야채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서 모로코 버전의 닭백숙 같은 느낌이었다.

두 가지 음식의 맛이 크게 다르진 않았다. 양도 어찌나 많던지 절반도 다 못 먹었는데 배가 심각하게 불러왔다.





역시 그 나라 음식엔 그 나라 와인이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담백한 곡물과 야채가 주를 이루는 쿠스쿠스와 타진, 아프리카의 태양 아래에서 잘 익은듯한, 산미가 없는 과실 향의 단순한 레드와인. 둘이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렇기에 살짝 개운한 느낌이 부족한 것은 조금 아쉬웠다.

그렇지만, 새로운 음식과 와인을 맛보는 것은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일. 그게 바로 여행의 묘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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