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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Nov 17. 2022

꽃게, 새우와 어떤 와인이 어울리는지 아세우?

비비 그라츠 볼라마타, 마인클랑 프로사 로제, 슐로스 폴라즈 에디션 外


가을이 좋은 이유 중 하나. 게와 새우가 제철이라는 점!

한창 게와 새우가 제철이던 10월, 매주 남편과 게&새우 와인 파티를 벌였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꽃게 킬로당 2만 원 대, 새우 1만 원어치까지 추가하면 단 돈 5만 원. 단 돈 5만 원에 배가 부르게 만찬을 즐길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축복받은 계절인가.



이 좋은 안주를 그냥 먹을 수는 없는 법.

게, 새우 등 갑각류와 잘 어울리는 와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갑각류 자체가 육질이 있고, 특히 새우 같은 경우는 살이 탄탄할뿐더러 본연의 맛이 강한 해산물이기 때문에 화이트 와인 중에서도 라이트 한 것보다는 리치하고 오일리한, 바디감이 있는 화이트 와인이 더 잘 어울린다.


둘째, 갑각류 특히 게에서 약간 꼬시꼬시한, 군밤 같은 고소 하면서도 단 뉘앙스를 느낄 수 있는데 그 뉘앙스와 잘 어울리는 것은 샴페인 같이 이스트 향이 있는 와인이거나, 혹은 같이 단 뉘앙스가 있는 리슬링 같은 와인인 것 같다. 혹은 미네랄리티가 있는 화이트를 매칭해 단짠단짠의 효과를 노리기도!


셋째, 갑각류만 계속 먹다 보면 굉장히 입에 물린다. 그래서 산미와 미네랄리티가 특출난 와인을 함께 곁들인다면 느끼함을 해소할 수 있다. 특히 마지막에 게딱지 볶음밥 등을 먹을 때에 함께 곁들이면 입가심 효과까지!



이런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꽃게, 새우와 페어링 했던 와인 중에, 가장 맛있게 먹었던 와인들로 엄선해 소개하고자 한다.



Wine list.

1. Bibi Graetz Bollamatta Rosato

비비 그라츠 볼라마타 로사토

2. Meinklang Prosa Rose Frizzante 2020

마인클랑 프로사 로제 프리잔테 2020

3. Schloss Vollrads Edition Riesling 2020

슐로스 폴라즈 에디션 리슬링 2020

4. Domaine B.Girardin Appoggiature Brut Champagne

도멘 비 지라댕 아포지아튜흐 브뤼 샴페인








Bibi Graetz Bollamatta Rosato

비비 그라츠 볼라마타 로사토

Pairing with 암꽃게, 킹크랩

알이 실한 봄날의 암꽃게, 비비 그라츠 볼라마타와 꿀꺽
킹크랩이랑도 뚝딱


올해 봄, 암꽃게 제철일 때 암꽃게와 함께 많이 페어링 했던 비비 그라츠 볼라마타 로제. 비비 그라츠 와이너리는 2000년에 피렌체에 설립된 토스카나 지방의 유수한 와이너리로서, 이탈리안 토착 품종을 중심으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볼라마타 역시 이탈리안 토착품종인 산지오베제 100%로 만들어진 스파클링 와인이다. 보통 적포도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은 청포도로 만든 것보다 구조감과 바디감이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음식과 페어링 하기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이 됐다.


볼라마타는 마치 딸기와 크림치즈의 조합이었다. 코에 대자마자 딸기가 바로 인사를 나오고, 마시다 보면 치즈 같은 이스트 향이 나는데, 그래서 특히 알을 잔뜩 벤 암꽃게와 잘 어울린다. 꽃게 알의 질감이 마치 이탈리아의 그라나 파다노 치즈 같이 꾸덕한 느낌이라서, 치즈 향이 나는 볼라마타와 찰떡이었다. 게맛살 맛이 나는 킹크랩과도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렸으며, 새우와도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  








Meinklang Prosa Rose Frizzante 2020

마인클랑 프로사 로제 프리잔테 2020

Pairing with 꽃게, 새우  

꽃게도 좋지만, 새우랑 더 좋은 궁합을 보여주는 마인클랑 프로사 로제 프리잔테!




내 글을 자주 읽는 독자라면 눈치를 챘겠지만, 내추럴 와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한국에서 '힙한' 트렌드와 버무려져서 너무 몸값이 높게 책정되어 있기도 하고, 맛있으면 비싼 값을 줘도 상관없는데 컨벤셔널 와인에 비해 그다지 맛있음도 모르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나의 그런 편견을 깨준 내추럴 와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마셨던 로제 스파클링 중 단연코 가장 맛있었던 마인클랑 프로사 로제 프리잔테.


마인클랑은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에 위치한 가족이 운영하는 오스트리아의 비건 와인 와이너리이다. 이들의 와인 레이블을 보면 소가 그려져 있는데, 대체 왜 소가 그려져 있는지 궁금했는데 이유가 있었다. 마인클랑 와이너리는 마치 유기체와 같이 기능을 하는데, 사람들의 손을 빌릴 뿐만 아니라 자연적인 비료로서 지역의 소 무리에게도 의존한다. 그래서 이렇게 소가 레이블에 새겨진 모양.


프로사 프리잔테는 피노 누아, 쯔바이겔트, 블라우프랑키쉬가 블렌딩 된 프리잔테(반 발포성 와인)이다. 피노 누아가 블렌딩 된 만큼 산뜻한 베리향이 기대되었다. 내추럴 와인인 만큼 향은 쿰쿰한데, 맛은 딸기와 이스트, 기분 좋은 기포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내추럴 와인인데도 불구하고, 여운이 길고 또 오래 지속된다. 마치 와인이 아니라 딸기와 수박의 과즙을 있는 그대로 마시는 느낌. 과즙처럼 달큼하면서도 짭조름하다. 꽃게랑도 잘 어울리지만, 새우랑 최고의 궁합. 새우의 단단한 살집이 이 와인과 만나 촉촉해지고, 새우의 군밤 같은 맛에 미네랄리티로 감칠맛을 더해주며 고소함과 산미를 더욱 배가시킨다. 새우와 마실 와인을 찾는다면, 강력 추천.








Schloss Vollrads Edition Riesling 2020

슐로스 폴라즈 에디션 리슬링 2020

Pairing with 꽃게

정답 같은 페어링. 독일 리슬링과 꽃게의 만남.




육질이 있는 해산물에 리슬링은 너무도 정답이라 먹어보지 않아도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아서 그동안 일부러 시도해 보지 않았던 리슬링과 꽃게 조합. 남편이 오랜만에 리슬링을 마시고 싶어 해서 페어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역시, 정답은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페어링.


슐로스 폴라즈는 독일의 와이너리로서 그 역사가 810년 정도가 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라고 한다. 리슬링만 재배하는 와이너리인데, 와인 종류가 대략 14개 정도 된다. 리슬링으로만 14 종류가 나오다니! 그중에서도 '에디션'이란 이름은 매년 가장 맛있는 와인에만 부여된다고 한다.  


리슬링 100프로. 리슬링의 특징인 등유의 페트롤 향과 복숭아 향이 느껴지고, 산미와 미네랄리티가 특징적이다. 게랑 먹으면 잔에 바다 내음이 조화롭게 얹어지고, 새우랑 먹으면 탄탄한 살의 새우가 메인이 되고 리슬링이 그 뒤를 단단히 뒷받침해 주는 느낌. 한마디로 게랑 먹으면 리슬링이 메인, 새우랑 먹으면 새우가 메인이 되는 느낌이다. 리슬링의 특징적인 미네랄리티와 오일리한 텍스처가 꽃게의 감칠맛을 더 돋워주어, 입 안을 더 풍부하게 해 준다. 오일리함, 둥근 텍스처, 미네랄리티, 약간의 단 뉘앙스. 모든 요소가 꽃게와의 궁합을 최고로 만들어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Domaine B.Girardin Appoggiature Brut Champagne

도멘 비 지라댕 아포지아튜흐 브뤼 샴페인

Pairing with 게살 볶음밥

마지막 입가심으로는 한국인 디저트 볶음밥에 샴페인!




마지막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와인은 게딱지 볶음밥과 어울리는 샴페인이다. 사실 샴페인 역시 해산물, 특히 갑각류와의 궁합에서 빠뜨릴 수 없다. 특유의 이스트 향이 갑각류의 꼬시꼬시한 뉘앙스와 너무도 잘 어울리기 때문.


이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현지에서 사 온 와인으로, 집에서 열심히 셀러링하다가 못 참고 꺼내 마신 와인이다. 와이너리의 생산자인 산드린은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오랫동안 쳤고, 그녀는 와인은 '스파클링 뮤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녀가 만든 모든 와인에는 비브라토, 아포지아튜흐, 오르간 포인트 등 음악 용어로 되어 있다. 아포지아튜흐는 샤도네이 60%, 피노 뫼니에 30%, 피노 누아 10%로 블렌딩 된 샴페인이다.


그라노파다노 같은 꾸덕한 치즈, 요거트의 이스트, 군고구마 정도의 쿰쿰함이 느껴지는 이 샴페인. 시간이 갈수록 쿰쿰함이 조금 줄어들고, 꿀에 절인 사과 위에 빵가루와 치즈 가루를 뿌린 듯한 느낌으로 변화한다. 모카 같이 너티한 느낌도 살짝. 입에 침이 잔뜩 고일 정도의 산미와 미네랄리티, 경쾌한 기포감이 느껴진다.


게를 계속 먹으니 입에 물리기도 하고, 게 내장에 밥을 볶아 김가루 살짝 뿌린 게딱지 볶음밥으로 마무리를 하니 뭔가 속이 느끼한 구석이 있었는데, 깔끔한 산미와 고소한 이스트 향을 지닌 샴페인으로 마무리를 하니 입가심에 최적이었다. 샴페인은 처음에 마셔도 훌륭하지만, 가장 마지막에 입가심으로 마시기에도 좋다.








나이가 한 살 두 살 먹다 보니, 사는 것이 별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계절에 따라 제철 음식 따박따박 챙겨 먹는 게 최고 아닐까. 그런 의미로 올 가을은 남.발.게(남이 발라주는 게 or 남편이 발라주는 게)로 제대로 났다. 몇 주간 연속으로 꽃게에 와인 페어링을 하는 재미로 살았다. 다들 더 늦기 전에 가을 꽃게를 즐기시길. 참고로 가을에는 수꽃게가, 봄에는 암꽃게를 먹어야 하니 마트에서 구매할 때에는 수꽃게가 맞는지 꼭 확인할 것.



꽃게 및 해산물 구매는 노량진 수산시장의 성공 수산을 추천한다. 너무도 친절하신 아주머니가 퀄리티 좋은 것들로다가 엄선해서 주신다. 벌써 몇 년째 단골로 다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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