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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Jun 12. 2023

여름철 캠핑 음식이랑 와인을 페어링 해보자!

콘치즈엔 샴페인, 똠얌꿍엔 리슬링, 감바스엔 까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다.

여름은 캠핑 다니기 좋은 계절은 아니지만, 바닷가 여름 캠핑은 못 참겠는 것!

가을 전 마지막 캠핑이라는 마음으로 이번 여름 캠핑을 다녀왔다.

캠핑 가기 전 가장 재미있는 일은, 캠핑 요리에 어떤 와인을 매칭할지를 정하는 일이다.

어떤 마리아주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생각을 하며 와인과 요리를 고르는 일은 그 자체로도 짜릿한 일이거니와, 내 머릿속에서만 구현되었던 페어링을 실제로 캠핑장에서 경험해 보는 일 역시 너무도 즐겁다.


이번 캠핑에서는 2박 3일 동안 총 6병의 와인과 음식을 페어링해 보았다.

난생처음 해본 요리도 있음 주의



Wine & Food List

1. Freixenet Cordón Negro Gran Seleccion Cava w. 새우관자감바스

2. Robert Weil Riesling Trocken 2021 w. 똠얌

3. Andre Clouet The V6 Experience Brut Champagne Grand Cru Bouzy N.V w. 콘치즈

4. Nocton Vinyard Pinot Noir 2019 w. 우대갈비, 티본스테이크

5. Chateau de la Grande Gardiole Châteauneuf-du-Pape 2020 w. 비첸향 육포

6. Decoy California Red Wine 2019 w. 신라면







프레시넷 꼬르동 네그로 그랑 셀렉션 까바 N.V

Freixenet Cordón Negro Gran Seleccion Cava

Sparkling wine from Cava, Spain

Pairing with 새우관자감바스

스페인 까바로 짜안!



페어링의 기본은 음식의 컬러를 맞추거나(살이 하얀 돼지고기나 생선에 화이트 와인), 음식과 와인의 고향을 맞추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스페인 까바와 스페인 감바스는 고향친구 페어링이다.

프레시넷은 스페인 까바 수출량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브랜드이다. Fedro Ferrer와 Dolores Sala가 결혼을 하면서 함께 일군 와이너리이며, 유럽 전역의 포도밭을 황폐하게 만든 필록세라 이후 다시 나무를 심고 재건하여 1914년에 첫 병을 런칭한, 오랜 역사를 지닌 와이너리라 할 수 있다.


프레시넷 꼬르동 네그로 그랑 셀렉션 까바는 마카베오, 자렐로, 빠레야다의 세 가지 스페인 토착품종을 블렌딩 하였다. 까바의 특징적인 풍미라고 할 수 있는 짙은 등유 향(a.k.a 페트롤 향), 서양배 향이 느껴지며, 섬세하기보다는 경쾌하고 터프하고 힘찬 기포 등이 느껴져 여름의 해변이랑 잘 어울린다. (단, 산미는 느껴지지 않는다.)


이마트에서 1만 원 대에 구매 가능한 언제나 보통 이상은 하는 프레시넷 까바. 맥주 대신 스파클링 와인이 마시고 싶을 때 선택하면 너무나 좋은 선택지다.






로버트 바일 리슬링 트로켄 2021

Robert Weil Riesling Trocken 2021

White wine from Rheingau, Germany

Paring with 똠양꿍

리슬링에 똠양꿍, 짠!



이번 캠핑에서 난생처음 만들어 본 태국요리 똠얌꿍. 태국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면세점에서 구매한 똠얌꿍 페이스트와 함께 코코넛 밀크, 월계수 잎, 레몬 그라스로 국물을 하고 거기에 새우와 주꾸미를 잔뜩 넣어 완성시켰다. 위에 나열한 것과 같이 태국 음식은 보통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 개성적인 느낌이 강해서, 와인을 적절하게 페어링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와인을 골랐다. 우리가 고른 것은 독일 라인가우 지역의 리슬링 트로켄.


올리브유보다 살짝 옅은 올리브 그린 컬러, 여성스럽고 섬세하게 느껴지는 페트롤향, 살구, 복숭아와 같이 물 많은 과실향, 산미와 더불어 탄산 느낌의 미네랄리티아주 샤프하고 깔끔한 리슬링을 완성해 준다. 당도는 크게 없고, 입안에 과일 물었을 때 정도의 당도. 달큼하기보단 샤프하다. 만약에 약간 달큼한 리슬링을 원한다면 이 리슬링은 정답이 아니다. 오히려 이보다 조금 아랫 등급의 리슬링을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리슬링은 생선류, 갑각류와 먹는 것이 국롤인 지라 똠얌꿍 안에 있는 새우랑은 잘 어울렸고, 주꾸미와 크게 서로 크게 해치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엄청난 마리아주는 아니었다. 오히려 비슷한 품종인 게뷔르츠트라미너와 페어링 했으면 향신료적인 측면에서 더 좋았을 것 같긴 하지만, 이날은 리슬링이 먹고 싶었던 관계로 패스. 똠얌꿍과 페어링 하실 분에게는 리슬링보다는 게뷔르츠트라미너를, 샤프한 리슬링보다는 살짝 달큼한 리슬링을 추천하고, 깔끔하고 샤프한 리슬링이 마시고 싶으신 분께는 이 리슬링을 추천하는 바이다. 이마트에서 4만 원 대에 구매 가능.  






앙드레 끌루에 더 V6 익스피리언스 브뤼 샴페인 그랑 크뤼 부지 N.V

Andre Clouet The V6 Experience Brut Champagne Grand Cru Bouzy N.V

Sparkling wine from Champagne, France

Pairing with 콘치즈

노오란 콘치즈에 노오랗게 숙성된 샴페인을 페어링



캠핑장에서 식사와 식사 사이에 배고플 때,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간식으로는 콘치즈가 제격이다. 버터에 캔에 담긴 옥수수 콘을 볶으며 수분을 날리다가 불을 끄고 마요네즈 한 술 넣고 뒤적. 다시 불을 켜고 뒤적거리다가 위에 피자 치즈와 파슬리 뿌리고 마무리. 버터향을 입은 콘치즈에는 미국 샤도네이나 프랑스의 샴페인이 어울린다.


앙드레 끌루에 V6 익스피리언스 샴페인을 골라보았다. 그동안 이마트에서 앙드레 끌루에의 다른 라인들만 선보였었는데 이번에 처음 선보인 샴페인인 것 같다. 피노 누아 100%로 만든 샴페인이며, 6년간 lees(효모 찌꺼기) 숙성을 하여 풍미가 예사롭지 않았다. (풍미가 로켓과 같다며, 와인 레이블에 로켓이 그려져 있다.)


늙은 노란 호박 향, 그라노파다노 치즈 같이 쿰쿰한 풍미, 갈변한 사과. 전체적으로 나이 든 느낌인데 산미는 어린 샴페인처럼 살아있고, 짭조름한 것이 맛있다. 버터를 베이스로 하는 콘치즈의 느끼함을 샴페인의 산미가 잡아주면서, 같이 쿰쿰함을 더해주는 조합으로 기본적으로 잘 어울린다.


이마트에서 6만 원 후반대에 구매. 올드 빈티지의 샴페인을 경험해 보고 싶은데, 가격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6년 숙성한 앙드레 끌루에 더 V6 익스피리언스 샴페인을 추천. 






녹턴 빈야드 피노 누아 2019
Nocton Vinyard Pinot Noir 2019

Red wine from Tasmania, Australia

Pairing with 우대갈비, 티본스테이크

호주 태즈매니아 피노 누아와 소고기의 조합!



이 와인은 지난번 동대문 메리어트에서 열린 와인 앤 버스커에서 업어 온 와인이다. 제주도처럼 청정한 호주의 태즈메이니아 섬에서 나온 피노 누아로, 프랑스 부르고뉴나 미국 오레건 피노 누아와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져 덥석 사 왔던 기억이다.


처음에 퍼져 나오는 화사한 보랏빛 느낌이 무척 좋다. 화사하게 잘 익은 야생 블루베리, 야생 산딸기 향, 그리고 오크향이 느껴지는데, 전체적으로 이 와인은 '화사함'이 둘러싸고 있다. 피노 누아지만, 살짝의 탄닌감도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프랑스 부르고뉴나 오레건 피노 누아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러한 화사한 느낌이 무척 좋았다. 우대갈비, 티본스테이크 등과 페어링 했는데, 역시 소고기에는 피노 누아가 제격이다. 특히 버터로 한번 쓸은 고기들이 이 와인과 만나면서 잘 읽은 블루베리 향이 가중되는데, 그 느낌이 부드럽고 좋다.

구매는 수입 회사인 레드카이트로 연락을.






샤또 드 라 그랑 가르디올 샤또뇌프 뒤빠프 2020

Chateau de la Grande Gardiole Châteauneuf-du-Pape 2020

Red Wine from Chateauneuf-du-Pape, France

Pairing with 비첸향 육포

불에 비치는 샤또뇌프 뒤빠프는 멋지다!
먹느라 와인 사진이 없,,


샤또뇌프 뒤빠프는 남부 론에 위치한 와인 생산지로서, 과거 '아비뇽의 유수'의 핵심 지역이다. 잠시 역사로 돌아가보자면, 교황과 왕권이 분리되면서 교황이 로마로 복귀하지 못해 아비뇽에 거주하면서 이곳의 와인을 발전시켰다고 한다. 샤또뇌프 뒤빠프(Châteauneuf-du-Pape)의 의미 역시 '교황의 새로운 집', '새로운 성'이라는 의미다. 샤또뇌프 뒤빠프에는 13여 종의 품종을 블렌딩 할 수 있다.


랑스 아비뇽의 한 마트에서 업어온 와인으로 한국에서는 구할 수가 없다. 구글링을 해도 잘 안 나오는 와이너리의 와인인데, 가격 대비 퍼포먼스가 대박이었다.


보랏빛 꽃, 푸른 과실에 허브 스파이스 뉘앙스가 느껴진다. 모카와 초콜릿이 느껴져 감미로운 것 같으면서도 가죽 같은 earthy 한 느낌이 드는 매력 있는 와인이다. 탄닌과 산미, 미네랄리티까지 갖추어 혀에 여운이 길게 남는다. 프랑스에서 20유로 정도에 구매했는데, 이런 퀄리티라니! 혹시 프랑스 여행 중 이 와인을 마주치신다면, 꼭 마셔보시길.






디코이 캘리포니아 레드 와인 2019

Decoy California Red Wine 2019

Red wine from California, U.S.A

Pairing with 신라면

라면만 찍고, 와인 사진은 어디에...
디코이 캘리포니아 레드 2019 빈티지


지난달 한창 GS25에서 할인가에 판매할 때 구매해 본 디코이 레드. 디코이는 미국 유명 와이너리인 덕혼의 세컨드 레이블이다. 덕혼 와인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저렴하게 경험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구매해 보았다.


디코이 캘리포니아 레드 2019 빈티지는 까베르네 쇼비뇽 35%, 메를로 27%, 진판델 16%, 쁘띠 시라 8%, 말벡 5%, 쁘띠 베르도 5%, 시라 2%, 까리냥 2% 등 8가지 품종이 블렌딩 된 레드 와인이다.


스페인 와인 같이 보랏빛 꽃향기, 민트 같은 허브 아로마(물파스)가 느껴진다. 짭조름한 미네랄리티. 혀에 남는 여운은 적고, 가볍다. 캠핑장에서 신라면과 페어링 했다. 역시 미국 레드만큼 라면과 궁합이 좋은 와인은 없는 것 같다. 캠핑장에서 라면 먹을 때 꼭 디코이가 아니더라도 미국 레드와인을 페어링 해보는 것을 권장.


GS25 행사가 39,000원에 구매(할인 카드 없이).







이번에도 둘이서 알차게 먹고 마신 2박 3일의 캠핑이었다. 그동안 시도해 보지 않은 요리도 시도해 보고, 재미있게 페어링 했던 캠핑이었다. 이번 여름, 캠핑이 예정되어 있다면 이 글을 참고하여 근사한 캠핑이 되어 보시길 바란다.


푸른 하늘, 푸른 바다, 그리고 와인은 못 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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