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모리미술관 회고전
두 달 전 다녀왔던 이 전시는, 시간이 흘러 부유물이 가라앉은 지금
전시관 가득했던 절규와 치유로 기억에 남아있다.
늘 어머니를 잃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까 두려워하고 동시에 혐오하면서
그 누구보다 사랑과 합일을 예찬했던 루이즈 부르주아
상대에 대한 애증, 내면의 불안, 이를 표현하고 치유하는 과정
루이즈 부르주아에게 예술 작품을 만드는 일이란 스스로를 견뎌내고 받아들이고 치유하는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다.
루이즈 부르주아에겐 신체란 단순히 물리적인 역할이 아닌, 타인과의 관계를 만들고 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로 보인다.
그리고 대표작, 거미 조형물
모성을 그리워하는 동시에 버려짐을 두려워한 루이즈 부르주아. 나에게 이 거미는 풍부한 모성애의
상징이면서도, 언제든 나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절대적으로 위협적인 존재로도 느껴졌다.
태어나는 것은 내쫓기고, 버려지는 것이기에
거기서 분노가 시작된다는 그녀의 말
모성에서 나오는 실타래, 그런 건가
고통인지 애정인지 모를 표정으로 붙은 두 사람
패브릭 바느질로 엉켜 있어 그 결합이 더욱 강해 보인다.
출산의 여러 가지 감정
루이주 부르주아가 만든 여러 가지 난해한 스토리들
가장 좋았던 작품.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삶의 장면들
그리고 야경과 함께 멋지게 어울렸던 금빛 조형물
그림자 또한 작가가 연출한 작품의 일부 같다.
이번에는 심장에 얽힌 실타래
그리고 보는 시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작품
모든 작품들에서 처절한 고독함이 느껴진다.
누군가를 아끼는 감정은 애정과 증오를 동반한다는 것
애증은 양날의 검같은 감정이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잦은 불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던 루이즈 부르주아.
이를 승화하여 남근을 모티브로 활용한 작품들도 선보였다.
그녀가 표현한 결합, 임신, 출산인가.
처절한 어둠과 그럼에도 강렬하게 빛나는 희망으로 가득했던 루이주 부르주아 전
그녀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는 어땠던 것일까
안타까워지면서도 평소 깊게 들여다보지 못하는
관계와 애정에 대한 면모들을 곰곰이 생각해보게 한 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