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 한창 심해졌을 무렵.
그 무엇도 하고 싶지 않았다. 운동을 하면 상쾌하다는데 어떻게든 불면증을 이기고 살이나 빼기 위한 노동일뿐이었다. 일을 관둘 때만 해도 아무것도 나는 할 수 없고 이젠 저 심해 속으로 빠져들어 끝끝내 올라오지 못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달라졌다. 글 솜씨가 좋지 못하지만 내 생활을 나누고 그림도 그리면서 나를 억누르는 것들을 완화시키고 있다.
이제 조금씩 하고 싶은 게 생긴다. 이 꿈이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내 이야기를 책으로 알리고 싶기도 하고, 콩이에 관한 에세이, 스페인 여행기, 프랑스 유학기 많은 이야기들을 내 그림과 함께 채운 컷에세이집을 만들고 싶다.
드디어 하고 싶은 게 생겼다.
이제는 조금은 내 삶이 나아질 수 있을까? 조금의 기대라는 것도 해보게 되었다.
글을 쓰는 이 밤.
아직은 많이 두서없고 다듬어지지 않은 글이지만, 언젠가 힘이 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 거라는 꿈을 꾸는 밤.
오늘 밤은 달콤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