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래서 그렇게 필사적으로 다들 꼬리를 흔들고 문을 긁었구나. 나에겐 누나가 생겼어. 나를 지켜줄 누나를 만나기 위해서였어.
누나는 매일 배부르게 먹여주고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다른 큰 강아지들과 자동차가 가득한 무서운 거리를 함께 걸으며 세상은 무섭지 않다고,
“옳지! 우리 콩이 잘하네!”라며 용기를 주었다.
내 똥도 예쁘다며 칭찬을 해준다. 그 어느 날 너는 똥이라고 가버리라던 엄마의 말이 더 이상 아프지 않을 만큼 나를 사랑해준다. 누나는 나에게 무한한 사랑을 준다. 나는 누나와 한집에 사는 ‘콩이’다.
같이 밥을 먹고, 누나 곁에서 잠을 청한다. 다른 사람을 무서워하는 나를 위해 누나는 털도, 발톱도 직접 깎아준다. 가끔 누나가 울 때면 내 장난감을 가져다주면 이내 누나는 웃음을 짓는다.
그러던 누나에게 다른 형이 찾아왔다. 다른 사람이라니 별이처럼 누나를 뺏어가는 건 아닐까 두렵기만 했다.
“네가 콩이구나! 잘 부탁해. 너한테 점수 못 따면 너네 누나가 형 안 만나준대.”
역시 누나다. 누나가 데리고 오는 사람은 나를 사랑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형과 누나와 나는 함께 살게 되었다. 그리고 나처럼 작은 아기도 태어났다. 전보다 나와 더 많이 놀진 못하지만, 그래도 누나와 형은 아기와 함께 나를 여전히 사랑해주었다.
누나는 아기를 ‘똥’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예쁜 우리 아가’ 라며 안아주었다. 지난날 나를 똥처럼 싼 우리 엄마와는 다르게 누나는 좋은 사람이었다. 누나는 좋은 엄마가 되었다.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애 키우는데 털 날리고 좋을 거 하나 없는데 다른데 보내!”
“엄마, 다온이 정서 건강을 생각하면 털 날리는건 아무것도 아니예요. 저희가 애 봐달라고 하지도 않잖아요. 걱정 마세요.”
형 역시도 좋은 아빠였다. 누나처럼 나를 지켜주는 형이 있어 행복하다. 형과 누나는 늘 나를 빼놓지 않는다. 나는 이제 새끼 ‘개’도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형과 누나에겐 ‘우리 콩이’다. 사진을 찍어도 다온이 옆에 함께 앉는다. 우리 엄마도 이런 가족이 있었더라면, 나를 ‘똥’처럼 여기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