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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ajera 비아헤라 Jun 24. 2024

글쓰기와 바느질

  글쓰기는 생각의 바느질이다. 글을 쓰다 보면 낱말을 바느질하듯 엮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단어는 글로 적히기 전까지 천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 무수한 낱말의 천을 생각이라는 실과 펜촉 바늘로 한 땀씩 부지런히 기워내면 어느새 글이 완성된다. 에세이는 홈질이다. 머릿속을 부유하는 단어들을 끌어 잡아 묵묵히 일직선으로 기워내듯 나열하면 생각의 단편이 완성된다. 소설은 홈질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박음질, 새발 뜨기, 여러 기법을 사용해 부지런히 기워야 하고, 단추와 레이스 같은 수사를 달아 멋도 내본다. 겉보기에는 가장 간단해 보이지만 내밀한 곳은 실밥 투성이인 것이 바로 공그르기 같은 시다. 표면은 섬처럼 잠잠해 보이지만, 안쪽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실이 들어간 것처럼. 단순해 보이지만 가장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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