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 === 써먹는 것
창작자(기획자)를 꿈꾸다 보면 수많은 툴들을 접하게 된다.
포토샵, 프리미어, 어도비XD, 스케치, 프로토파이, 프레이머 등등 엄청나게 많다.
새로운 툴을 배우려고 학원이나 인강에 등록하지만 산처럼 쌓인 수업들에 식겁한다.
저걸 언제 다 배우냐..
물론 초기의 학습 동기가 꽤 클 때도 있다. 하지만 그 강력한 학습 동기도 스트레스에 금방 마모된다.
마모되는 것 없이 보다 더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끊임없는 작심삼일에 지쳐 난 접근 방법을 바꿔보기로 했다. 그리고 더 재밌고 확실하게 툴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새로운 방법의 핵심은 나만의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것에 있다. 나만의 프로젝트가 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일단 먼저 툴은 어떤 걸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이다. 예를 들어 파워포인트라면 프레젠테이션 자료나 카드 뉴스, 와이어프레임 등이 될 것이다.
학습할 툴을 정했다면 그걸로 뭘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관심사가 확고하다면 더 빨리 떠오를 것이다. 만약 아이디어가 생각난다면 그걸 나만의 프로젝트로 발전시켜보자.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게 있으니 너무 어려운 프로젝트를 기획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왜냐면 우린 실제로 그 프로젝트를 실현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툴을 이용해서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조금만 배워도 만들 수 있을 법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자.
물론 배운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툴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프로젝트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짜야 한다.
욕심 같아서는 멋지게 만들고 싶겠지만 자제해야 한다. 대신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스타트업 용어로 말한다면 우린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설계가 완료되면 프로젝트는 툴 학습의 중심이 된다. 툴의 모든 기능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는 데 필요한 기능만을 배운다.
왜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툴을 배워야 하는 걸까?
당연히 흥미 때문이다. 흥미는 학업 의지에 활력을 주는 생명의 샘이다. 흥미가 있다면 우린 더 적극적으로 배우게 되고 학습 효과도 확 뛴다.
일단 배울 때부터 집중력이 다르다. 배운 걸 프로젝트 어딘가에 써먹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더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배운 걸 프로젝트에 실제로 활용해보면서 재미를 느끼고 실력이 확 는다.
이 선순환 구조가 반복되면 어느 순간 프로젝트가 완성되는데 그때의 만족감은 정말 크다. 처음 툴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보다 많이 성장한 것은 물론 유의미한 결과물을 하나 만들어내기도 했다.
결과물은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며 성장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작용할 것이다. 또 MVP로 만든 것이기에 사업적으로 더 발전시킬 여지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해도 잘 안 와 닿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직접 해본 사례들을 가져와봤다.
학습하고자 한 툴
Framer(Hi-Fi prototyping tool)
프로젝트
평소 불만이 많았던 외대 APP을 리디자인함
학습하고자 한 툴
HTML, CSS, Javascript
프로젝트
평소 관심 갖던 글쓰기 연습법을 바탕으로 글쓰기 연습 툴을 만듦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영어 실력이 늘지 않은 이유가 뭘까?
바로 공부만 하고 써먹질 않아서다.
툴들도 마찬가지다. 배우기만 하고 써먹질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을 것이다.
배운 지 얼마 안 됐는데 이걸로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이런 자조 섞인 목소리는 처음엔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이내 만성적인 자신감 결여로 이어진다. 그러니까 아예 우리 마음에게 그럴 근거조차 만들어주지 말자.
툴을 배우고자 마음먹었다면 처음부터 철저하게 뭔가를 만들어보자. 그게 아무리 사소한 것이더라도 돌아오는 것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