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아동학대 예방수단으로서의 영유아 건강검진 활용 가능성
지난 글에 이어 영유아 건강검진 현황에 대해 덧붙이자면, <표 6> 및 [그림 3]에 나타난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영유아 건강검진 수검률은 2010년-2015년까지 매년 상승해 70%에 육박했지만, 4대 검진 중 일반건강검진과 생애전환기 건강진단(만40세, 만66세)의 수검률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상태입니다.
영유아 건강검진에 대한 수혜자와 공급자인 만족도는 어떨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영유아 건강검진은 보호자와 의료기관 양측으로부터 모두 민원의 대상이 되어 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영유아 건강검진에 대한 수혜자 측의 주된 불만은 검진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고, 건강검진 시간대가 평일 낮으로 제한되어 있어 맞벌이 부부 등이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우며 예약이 많이 밀려 있어 희망일자에 검사결과를 받아보기 어렵다는 점 등입니다. 또한 혈액 및 소변검사 등이 포함되지 않아 ‘무성의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고, 문진표 작성을 번거로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유아 보육법 제5장 31조에 따라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학부모에게 연1회 영유아 건강검진 결과지 제출을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갈등의 주요원인 중 하나입니다.
[표 7] 영유아 건강검진 관련 영유아 보육법 제5장(건강ㆍ영양 및 안전) 31조
제31조(건강관리 및 응급조치)① 어린이집의 원장은 영유아와 보육교직원에 대하여 정기적으로 건강진단을 실시하고, 영유아의 건강진단 실시여부를제29조의2에 따른 어린이집 생활기록부에 기록하여 관리하는 등 건강관리를 하여야 한다. 다만, 보호자가 별도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그 검진결과 통보서를 제출한 영유아에 대해서는 건강진단을 생략할 수 있다
자료 : 보건복지부, 영유아 보육법, 제5장 31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영유아 건강검진의 준거법은 국민건강보험법 및 의료급여법으로, 영유아보육법 및 유아교육법에 따른 건강검진과는 다른 제도입니다. 다만, 동일 대상에 대해 건강검진이 중복 실시되지 않도록 보육시설에 다니는 아이들의 건강검진을 ‘영유아 건강검진’으로 갈음하도록 방침을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는 보육기관에 다니는 아이들이 영유아 건강검진을 받도록 어느 정도 강제성을 부과함으로써 아동학대의 조기발견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는 다소 순기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한편, 영유아 건강검진의 공급자 입장인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의 경우 2017년 검진시행 여부를 두고 2016년 말 보건복지부와 갈등을 빚은 바 있으며, 이같은 갈등의 주요원인 중 하나는 의료 수가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의료진 입장에서는 진료시간이 오래 걸리고 검진 유의사항 등을 숙지할 필요가 있어 많은 노력이 소요되나, 다른 의료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낮은 수가가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2016년 말 대한한의사협회에서는 “영유아 건강검진은 성인과 달리 X-ray 등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신장, 체중, 시력 등 일반적인 발육상태 체크와 문진을 통해 아이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들어 영유아건강검진 신청자격에 한의사를 추가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신은주, “영유아 건강검진 한의사들이 하겠다”, 민족의학신문, 2016.11.28.)
2015년 민간연구기관에서 발표한 한 보고서(시민건강증진연구소, 『건강검진은 어떻게 산업이 되었나』, pp.99, 2015.)에 따르면 보건의료의 민간 부문은 상품화와 시장화, 영리화의 압력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며 건강검진은 의료서비스 산업 가운데서도 상품과 시장 논리가 가장 쉽게 침투할 수 있는 약한 고리입니다. Chapter 3에서는 아동학대 예방과 조기발견을 위한 영유아 건강검진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방안에 대해 핀란드 등 외국의 사례를 통해 고찰해 보려고 합니다.
* 동 매거진은 특정 직업군을 비난하거나 특정 이익집단의 이해관계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제 자신이나 가까운 직계가족 중에는 의사나 간호사, 한의사가 없습니다. 다음 세대를 보다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방안들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자 미취학 아동의 양육자 입장에서 쓰는 글입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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