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음식: 하루 3끼 드세요?

Tres veces al dia.

by 유동재
굶주림의 역사

우리 역사에 굶주림에 허덕였던 시기가 줄줄이 이어졌다. 임진왜란 이후는 줄곧 굶주림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걸식(乞食)으로 거리를 헤매고 문전박대당하면서 죽어 갔다. 고초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아사한 아이들을 삼태기나 발채, 덕석에 둘둘 말아 봉분(封墳) 없이 마구 묻었던 '아장(兒葬) 사리' 즉, '애기 릉(陵)'이 마을마다 즐비했다.

조선 명종 때 '임꺽정의 난', 조선 후기 순조 헌종 철종 당시 들끓었던 민란과 일본 제국주의 수탈, 1950년 한국전쟁으로 국토가 황폐화되고 1967년 이후 10년 동안 지속되었던 '보릿고개'까지 겪었으니 말이다.

윤재민(고대 한문학) 교수는《朝鮮經濟 史料講讀》시간에 "선생님, 언제부터 세끼를 먹었을까요?"라는 내 질문을 받고 "조선시대까지 궁중에서도 하루 3끼를 먹는 경우는 없었다. 왕이라도 점심은 국수로 때웠지", 또한 "아침·저녁에 참을 먹고 점심때는 국수 등 간식을 들었을 뿐이야."라고 말하고, "결론적으로 하루 세끼가 서민에 정착된 시기는 해방 이후도 아닌 70년대 후반쯤 경제가 나아진 때로 봐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니 10년 전 아이들에게 "너희 밥 먹었니?"라고 인사하면, "선생님은 맨 날 밥 굶고 살았어요?"라고 되물음 당해 난감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 후 아이들에게 인사할 때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었다. 요즘은 세끼 밥 먹는 일이 아무런 일이 아니요, 끼니 걱정하며 사는 시대는 아니잖은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119682


이런 역사 때문인지, 먹거리가 흔한 요즘은 영화, 드라마, 유튜브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먹방"이 나온다. 특히 유튜브 1위 분야는 먹방이다. 먹는 것에 마치 한이라도 맺힌 듯하다.


인간의 3대 기본 욕구는 성욕, 수면욕 그리고 식욕이다. 인간은 먹지 않고 살 수 없다. 그렇다고 먹기 위해서만 사는 것은 아니다. 적당히 먹는 것이 건강에도 이롭다. "맛있는 녀석들", "냉장고를 부탁해", "식신로드",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오늘은 뭐 먹지", "밥 블레스 유" "수요 미식회", " 잘 먹는 소녀들", " 집밥의 여왕", "한국인의 밥상", "한 끼 줍쇼" "백반 기행"등 먹는 것을 부추기는 대표적인 먹방 프로그램들이다. 방송을 보다 보면,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갑자기 먹고 싶다는 식탐이 나도 모르게 생긴다. 그러나, 기름지고 MSG 가득한 음식은 체내 당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킨다. 고지혈증, 고혈압 그리고 당뇨를 불러올 가능성이 커진다. 과식은 음식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학대하는 무분별한 행동이다.


생명유지는 반드시 또 다른 생명의 희생 위에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음식재료로 사용된 수많은 생명체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적당하게 먹어야 한다. 생각 없이 맛에만 중독되어, 자신의 몸을 학대하는 식습관은 반드시 지양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식습관이 건강도 챙기고, 환경도 보호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정답은 없다. 다만, 배고플 때만 먹으면 된다. 다시 말해, 배고프지 않으면 먹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균형 잡힌 몸매를 위한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보통 삼시 세 끼, 하루 세 번 먹는다. 그러나, 다이어트를 위해서, 혹은 바쁜 일상 때문에 세 끼를 모두 다 챙기기는 쉽지 않다. 먹는 횟수를 줄이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아침과 점심을 한 번에 먹는 "아점"과 점심과 저녁을 한 번에 먹는 "점저"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서양에도 하루 두 끼 먹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아점을 브런치(brunch)와 점저를 러퍼(lupper)/리너(linner)라 부르는 단어가 있다. brunch = breakfast + lunch의 합성어다. lupper = lunch + supper, linner = lunch + dinner의 합성어다.


아점: 브런치 brunch = breakfast 아침 + lunch 점심

점저: 러퍼 lupper = lunch 점심 + supper 저녁

점저: 리너 linner = lunch 점심 + dinner 저녁


여기서 lupper와 linner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자. 둘 다 점심과 저녁을 한 번에 먹는다는 것은 동일하다. lupper와 linner의 차이는 supper와 dinner 차이에서 비롯된다. supper는 일반 저녁식사이고, dinner는 정식 저녁식사이다. 만찬에 가깝다. 간단히 말하면, 가벼운 저녁은 supper이고, 하루 식사 중 가장 주된 식사로 먹는 저녁을 dinner라 한다.


여행 중 머물 호텔에 따라, 아침에 제공되는 조식의 종류 다르다. 컨티넨탈 조식과 아메리카 조식이 있다. 그 구분은 다음과 같다.


유럽식 = 컨티넨탈 조식: 커피/차/우유/주스 + 빵/토스트 + 잼/버터
컨티넨탈 조식
미국식 = 아메리칸 조식: 컨티텐탈 조식 + 계란 스크램블/베이컨/소시지 + 시리얼+ 과일+ 요구르트


아메리카 조식


여기서 소개할 재미있는 문화가 있다. 왜 유럽 조식은 커피와 빵 등으로 가볍게 먹고, 미국식은 햄, 소시지 베이컨 등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든든한 식사를 하는 걸까? 이는 영미식 상공업 중심사회와 유럽식 농업 중심사회에 그 차이가 비롯된 듯하다. 이는 하루 식사 횟수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영미식은 일일 삼식, 유럽식은 일일 오식이다. 물론 이는 전통이다. 지금의 바쁜 도시생활에서는 지켜지기 힘든 식문화다.


스페인과 멕시코 그리고 스페인 중남미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하루 다섯 끼를 먹었다. 오전 7시쯤 커피나 주스 그리고 간단한 빵 종류로 아침을 먹는다. 오전 11시쯤 아점을 먹는다. 그리고 오후 2시경 두세 시간 동안 점심을 든든하게 먹는다. 하루 식사 중 점심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오후 6시쯤 점저를 먹는다. 간단한 따코나 콜라를 마신다. 마지막으로 저녁 9시에 비로소 저녁을 먹는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일반적으로 자정쯤 잠자리에 든다.


아침 desayuno (breakfast) : 7am

아점 almuerzo (brunch) : 11am

점심 comida (lunch) : 2pm

점저 merienda (lupper) : 6pm

저녁 cena (dinner) : 9pm


건강하려면 식습관이 중요하다. 소식, 서식, 빈식을 건강 3 식이라 한다. 조금씩, 천천히 그리고 자주 먹는다는 말이다. 어찌 보면, 유럽식이 건강에 더 이로울 수도 있다. 과식하지 말고, 건강 3식으로 건강 지키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9. 윤석열: 박근혜 사면, 온당한가?